압수수색 후 작성자 정보 삭제 시간 줄이고, 보상 공지 올려
한지아 의원 "방임도 명백한 범죄…같은 의사로서 부끄럽다"
병원 복귀 전공의 명단을 작성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이 발생한 장소, 의료계 커뮤니티 플랫폼 메디스태프에 대해 범죄를 방임했다는 국회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에 "입에 올리기조차 어려운 참담한 언행들이 기동훈 증인이 운용하는 메디스태프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같은 의사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지아 의원은 "메디스태프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사회의 증오와 적대를 확산시키는 플랫폼이 됐다"며 "현장에 복귀한 의사들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 조롱, 모욕, 멸시, 폭력행위를 즉각 중지시키고 교정해야 될 책임이 있는 기동훈 증인은 보완조치를 강화하고 범죄행위를 보호하고 있다. 오늘 이자리에 선 이유"라고 지적했다.
메디스태프가 경찰 압수수색 이후, 작성자 정보 삭제 시간을 72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였던 것과 '플랫폼의 보안 부족으로 피해를 봤다면 보상을 해 주겠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올린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지아 의원은 "현재 메디스태프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행위들은 결코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명백한 폭력"이라면서 "증인의 태도를 보면 이런 폭력행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이나 반성은 찾아볼 수도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기동훈 대표가 작년 11월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플랫폼 원칙에 맞춰 이용자 정지·게시글 삭제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증언한 사실도 짚으면서 "플랫폼 원칙이 범죄 옹호냐"고도 일갈했다.
한지아 의원은 "언론에 보도돼 큰 논란이 되었던 '참의사 리스트(블랙리스트)' 최초 게시자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셨냐"며 "대답할 수 없을거다. 메디스태프는 수사기관에 전혀 협조 하지 않았다. 같은 의사로서 부끄럽다"고 한탄했다.
기관 인증을 통해 의사면허를 확인하고 있는 메디스태프의 보안 장치에 대해서도 "보통 의료기관 또는 대출업무 제공할 때 활용하는 거다. 이런 범죄플랫폼에서 그것을 활용하라고 제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에서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와 허위사실까지 유포돼 큰 압박감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제보자의 발언도 전했다.
한지아 의원은 "영화 생활의 발견대사 중에서 아주 딱 맞는 말이 있더라. 우리 사람은 되지 못해도 괴물은 되지 말자"라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에 "여야의정 협의체 하려면 전공의 학생들 보호해야 한다. 수동적으로 전공의 피해신고센터 하면 안 된다. 본인들의 목소리를 양지에서 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사 결과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행정조치도 엄하게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기동훈 대표는 "지금 범죄로 인식돼서 경찰에서 법치 편견에 수사 중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블랙리스트 최초 게시자에 대한 조치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를 작성·게시한 사직전공의는 지난 15일 스토킹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공의 A씨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 신상정보를 담은 명단을 만든 뒤 커뮤니티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