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평원 무력화 시행령 강력 반대, 즉시 철회하라"

의협 "의평원 무력화 시행령 강력 반대, 즉시 철회하라"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10.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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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단체 의견 수렴해 교육부에 제출 "부당한 압력 행사 의도 명백"
"대규모 증원 주체 정부가 심의・조정한 평가 결과 신뢰 못해"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평가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며 논란을 부른 교육부의 입법예고에 대한의사협회가 "강력 반대 및 즉시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의견을 제출한다.

의협은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해 30일 교육부에 제출한다고 같은 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4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개정안에는 ▲의료과정운영학교의 평가·인증에 관한 특례 ▲인정기관 공백 시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관 연장 ▲평가·인증 기준, 절차, 방법 변경 시 사전예고제 의무 규정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재난으로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교육여건이 악화됐을 때 의과대학이 인증평가에서 불인증을 받더라도 그 처분을 1년간 유예하도록 했다. 

기존 인정기관이 재지정 되지 않거나 지정·재지정이 취소돼 인정기관이 없는 경우 또는 인정기관이 평가·인증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중단 또는 폐지해 평가·인증이 불가능한 경우 기존 평가·인증의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도 했다. 평가 인증 기준, 방법, 절차 등이 바뀌면 최소 1년 전에 확정해 평가인증 대상이 되는 학교에 알리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의료계는 의평원의 권한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의대 교수들은 거리로 나와 교육부의 행태에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협은 교육부에 의견 제출을 위해 산하단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대한의학회는 "새로 지정된 평가 기관에 의해 평가가 이루어지기까지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무한히 연장한다는 것은 교육의 질적 보장을 목적으로 한 평가인증의 의미를 무시하는 독소 조항"이라며 "평가인증 업무의 공백이 바생하지 않도록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재난을 빌미로 교육여건이 미흡한 의대에 불인증 판정을 유보하고 무조건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해당 대학의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기간을 지연시켜 학생의 학습관과 국민 건강권에 위해를 끼칠 소지가 크다"고도 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역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KAMC는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기존 인증을 유지하면서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해당 학교가 교육의 질을 개선할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고 이는 학생들이 부실한 교육 환경에서 학습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까지 법으로 규제하려는 과도한 조치"라며 "인정기관은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평가․인증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교육부의 법령 개정 시도 때문에 "내년도 입학 정원 증원 대학을 대상으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주요변화 평가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을 종합해 교육부의 개정안은 "의평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강력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개정령안 철회도 주장했다.

의협은 "인정기관의 평가 결과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라며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인정기관이 평가 대상자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평가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의학교육 평가는 이해당사자의 편익보다, 양질의 학습권 보장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에 맞춰 관련 제도(규정)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의대정원 증원의 주체가 정부인 상황에서 이에 따른 의학교육 질 저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절차・방법을 이해 당사자인 정부가 심의하고 조정한다면 평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라며 "평가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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