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설립, 국가 재정지원 명시
주승용 의원 응급의료법 개정안 대표발의
지난 1월 삼호쥬얼리호 납치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국내의 열악한 중증외상 환자 응급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된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중증외상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중증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이를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주 의원이 해병2사단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 박치현 상병이 총상을 입은 시각은 오전 11시 50분경. 그러나 박 상병이 강화병원으로 후송된 것은 1시간이 지난 오후 1시 5분이며, 그나마 강화병원은 중증외상을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가 없는 병원이었다.
결국 박 상병은 2시 25분이 돼서야 다시 헬기를 타고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으나 3시 15분에 사망했다.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기본계획에 따르면 총상을 입은 환자의 '골든타임', 즉 적정 처치가 요구되는 시간은 1시간이지만, 박 상병은 무려 3시간만에 처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된 것이다.
주 의원은 "사건이 발생한 강화도와 국군수도병원은 헬기로 약 30분 거리에 불과했다"며 "총기사고가 발생하자마자 헬기가 출발했다면, 복지부와 미국 외과학회의 지침대로 박 상병은 1시간 내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해적들에게 피랍된 석해균 선장의 경우 구출과정에서 6발의 총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는데도 이국종 아주의대 교수 등이 한국에서 급파되어 현지 수술이 이뤄졌으며, 국내 집중치료가 이어져 건강을 회복했다"면서 "박 상병은 한 발의 총상을 입고서도 집중치료를 못받아 사망을 했다는 것은 우리 군의 응급의료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석선장 사고 직후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당장이라도 각종 지원책이 쏟아질 듯 했지만, 이제 그 누구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어졌다"며 "이번 해병대 총기사건을 계기로 중증외상센터의 필요성이 재부각되어 반드시 외상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