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원 수술과실-아스피린 주의의무-설명의무 위반 책임 인정
수술 3일 전부터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시켰지만 수술 과정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 운동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에게 1억2000여만원을 배상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병원은 "아스피린 복용만으로 출혈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수술병력이 있어 혈종이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수술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등 폭넓게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최근 척추수술 후 마미증후군이 나타난 환자측이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 같이 판시했다.
69세인 약사 A씨는 2008년 병원에서 척추관 협착증 및 척추탈위증 등의 진단을 받고 요추 후방 광범위 감압술과 척추유합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 후 혈종이 발생해 신경을 압박하고 있음을 확인, 재수술을 실시했지만 환자는 운동 장애와 발기 부전 등의 마미증후군 증상이 남게 됐다.
재판부는 신경병증이 발견된지 6~7시간이 지나 응급수술을 지연했다는 환자측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재수술 시행을 지연한 과실로 현 장애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수술 전 이 병원 순화기내과에서 아스피린 복용을 5~7일 전부터 중단시키는 것이 지혈에 도움이 된다고 회신한 것을 받고도 3일 전 중단시키고 수술한 것에 대해서도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술 시행 전 A씨에게 아스피린 복용을 적정기간 동안 중단하도록 하지 않은 채 수술을 시행한 과실로 인해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다. 보행 장애, 배변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