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국회토론회 주최해 법 보완 필요성 주장
"하위 법령에 현대 의료기 사용 지원 근거 담아야"
최근들어 한의계는 시행된 지 10년이 지난 한의약육성법 개선을 통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근거와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현대 공학 접목 등을 포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노골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한의계 주장에 동조하는 일부 국회의원을 주축으로 한의학육성법 개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과 공동으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의약육성법 시행 10년, 평가와 과제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의약육성법 10년 평가 및 미래상과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강연석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교수는 "한의약육성법이 선언적 총론만 있을 뿐, 시행을 위한 시행규칙 등 세부조항 즉 각론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의약육성법의 대대적인 보완을 역설했다.
강 교수는 "법이 시행된 후 한방산업은 외형적으로 커진 것으로 정부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으나, 한방산업의 가장 기초가 되어온 한의약 의료서비스는 오히려 퇴보했다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평가"라면서 "한의약육성법은 시행규칙 조차 없는 상징적인 법으로 전락했고 특별법 제정 취지대로 잘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의약육성법 제정 취지대로 한의약의 외연을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까지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한의사를 배제한 채 의사, 치과의사에게만 의료기사 등에 대한 지도권을 부여하고 있는 법률도 개선해야 하며, 나아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의료행위와 관련한 처방 및 시술행위까지 한의사에게 허용하는 법안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의약육성법에 현대의학과 한방 간 협진을 장려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지원을 받는 종합병원에 한의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토록 조항 신설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정부는 난색을 표했다. 강석환 보건복지부 한의약산업과장은 "한의약육성법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 "10년 만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학분야의 특성상 신의료기술이나 신약 개발에는 임상시험 등 검증단계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인 획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강 과장은 "현재 한의약분쟁 당시에 급여가 인정된 것들에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고 약가 현실화도 없었다. 그러나 한의약제제의 제형변경 노력이 소홀했던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제적인 기준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한방신약 등은 획기적인 것이 없고 시장성도 없는 등 인정받기 부족한 점이 많다"며 한의계 자체의 노력 부족을 간접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천연물신약이 외국에서는 의약품이 아니라 식품이다. 국내에서만 의약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공동연구 등을 통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신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계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독립한의약법 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 과장은 " '독립한의약법' 제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의계가 원하는 핵심적인 사안들을 한의약육성법에 가미해 개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예산지원 근거와 정책개발 미흡, 현대의학과의 교류 확대, 국제교류 활동, 해외환자 유치 및 해외진출 보강 등의 방향으로 한의약육성법을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