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급여기준 탓 당뇨치료제 처방 달라진다

바뀐 급여기준 탓 당뇨치료제 처방 달라진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3.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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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GLP-1 처방 확대로 치료옵션 늘 듯
확대된 경구 치료제 자리 DPP-4 억제제 꿰찰까?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병용요법 급여가 1일부터 확대됐다. 인슐린과 병용하는 경구용 치료제의 제한이 완화됐다. 급여기준 개정에 따라 인슐린과 경구용 치료제 병용패턴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경구용 치료제로 혈당조절이 잘안되는 환자에게 인슐린을 처방하려 해도 인슐린과 일부 경구용 치료제 병용처방을 급여하지 않아 급여되는 다른 경구용 약제로 복용하던 치료제를 바꾸는 사례가 빈번했다.

바뀐 급여기준에 따라 주목받는 치료제는 최근 당뇨병 치료제의 대세라 할 수 있는 DPP-4 억제제다.

DPP-4 억제제는 2014년 원외처방 기준으로 전체 경구용 혈당강하제 처방액의 54%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슐린과 3제 병용처방할 경우 급여되지 않아 불만이 높았다. 급여기준 개정으로 그동안 처방이 어려웠던 인슐린과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3제 병용처방이 늘어날 전망이다.

급여기준 개정 전에는 인슐린을 추가투여하기 위해 처방했던 DPP-4 억제제를 SU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지만 SU와 인슐린을 병용처방하면 저혈당 위험이 커져 부담이 컸다.

DPP-4 억제제는 SU보다 저혈당 이상반응이 적고 혈당변동폭도 작아 DPP-4 억제제을 인슐린과 병용하면 인슐린 용량을 줄이거나 인슐린 처방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MSD는 변경된 급여기준이 시행되는 시기에 맞춰 자사의 DPP-4 억제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자누비아는 국내에서 처방액이 가장 큰 DPP-4 억제제다. 처방액 규모가 가장 큰 만큼 바뀐 급여기준 탓에 늘어날 추가처방량의 가장 큰 몫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DPP-4 억제제가 메트포르민·인슐린과의 병용처방 효능을 입증한 만큼 자누비아 뿐 아니라 다른 DPP-4 억제제 처방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뀐 기준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치료제는  'SGLT-2 억제제'다. 

SGLT-2 억제제는 DPP-4 억제제와 병용처방할 경우 급여하지 않아 DPP-4 억제제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메트포르민과 인슐린에 추가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  한 자리를 두고 DPP-4 억제제와 경쟁이 가능하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어 체중증가라는 인슐린의 부작용을 상쇄하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최근 일본에서 불거진 안전성 이슈와 급여기준.

임수 서울의대 교수(내분비내과)는 "임상시험 결과로만 보면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선호될 수 있지만 신약이다 보니 아직 근거가 부족한 것이 약점"이라고 말했다. 급여기준도 SGLT-2 억제제를 인슐린과 병용처방할 경우 SGLT-2 억제제 약값을 환자가 부담하도록 해 발목을 잡았다.

바뀐 기준 탓에 인슐린 처방도 늘어나고 처방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 학회는 초기 환자에게도 인슐린 조기처방을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은 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의 11% 정도만 인슐린을 처방받고 있다. 대부분 중등도 이상의 환자다. 유럽은 평균 30%, 미국은 25% 환자가 인슐린을 처방받고 있다.

한국의 인슐린 처방이 적은 이유로 주사제 기피 경향과 DPP-4 억제제와 인슐린을 3제 처방할 수 없는 급여기준이 지적돼 왔다.

인슐린 처방이 늘어나고 처방 시기도 당겨지면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 처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GLP-1은 DPP-4 억제제보다 혈당강하 효과가 최대 4배까지 이르고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력적인 체중감소 부가효과까지 있지만 주사제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인슐린 처방이 늘면 인슐린을 주사하는 과정에서 GLP-1을 첨가하면 돼 주사제라는 GLP-1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임수 교수는 "GLP-1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슐린 처방이 늘면 GLP-1 처방도 자연스럽게 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확대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급여기준이 시행되면서 치료제 처방패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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