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에 비해 단식(2배)·약물 복용(3배) 선호...운동은 외면
조영규 인제의대 교수팀 연구...건강한 체중조절 교육 절실
조영규 인제의대 교수팀(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이 2008∼2011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참여자 가운데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19세 이상 여성 흡연자 511명과 비흡연 여성 3678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빠르고 쉽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으나, 건강에 해로운 체중조절 방법을 이용해 살을 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소변에서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이 검출된 여성만을 흡연자로 분석했다. 전체 여성 흡연율은 약 12%로 집계됐다.
흡연여성은 다이어트 방법으로 비흡연자에 배해 단식을 2.2배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에 비해 의사가 처방한 다이어트 약물은 2.4배 많이 복용했으며, 의사가 처방하지 않은 다이어트 약물도 3.5배 더 많이 복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운동이나 식단 조절은 흡연 여성이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흡연여성을 1로 기준했을 때 흡연 여성은 운동은 0.87배 적게 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식사량을 줄이거나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는 0.71배 더 적어 장기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다이어트 방법에 소극적이었다.
조영규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흡연은 일반적으로 문제행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반적인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흡연을 하는 여성은 다른 바람직하지 않은 건강행동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 여성들은 체중조절을 위해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조 교수는 "금연 후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담배를 끊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면서 "건강한 체중조절 방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아시아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흡연과 체중 조절 방법과의 관련성을 보고한 최초의 연구로 대한가정의학회 영문학회지(KJFM)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