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위장내시경학회, 가이드라인 제정·배포
"따르기 힘든 병원용 대신 개원의 실정 맞춰"
내시경 소독 수가가 신설돼 내년부터 적용됨에 따라 일선 개원가를 중심으로 내시경 세척 및 소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내시경 세척·소독 기준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지침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시설·인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의원급이 따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개원의 중심 학술단체인 대한위장내시경학회가 최근 '내시경 세척 및 소독 지침'을 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침 파일 기사 하단 첨부).
학회에 따르면 이 지침은 세계 여러 나라의 최신 내시경소독가이드라인을 참고했다. 무엇보다 개원가 실정에 맞도록 만들었으며 자세한 해설을 통해 이해도를 높였다. 지침은 세척·소독 과정을 △예비세척 △이동 △누수 검사 △손세척 △세척 후 헹굼 △육안 점검 △고수준 소독 △소독 후 헹굼 △건조 △보관 10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이는 현행 소화기내시경학회의 6단계보다 세분화함으로써 애매한 부분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누수검사 과정은 해설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고, 건조과정에서는 연속해서 내시경을 할 경우 알코올 주입을 생략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따라서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과거보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박창영 대한위장내시경학회 회장은 9일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의료계의 줄기찬 요구로 내시경소독수가가 신설돼 내년부터 적용받게 된다"며 "수가가 신설되면 여러 가지 책임이 뒤따른다. 국가 암 검진이 시작되면서 질 관리가 중요해졌듯이 앞으로 내시경소독에 많은 관심이 집중됨으로써 제대로 소독이 되고 있지 않은 경우 상당한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소독은 관계부처의 제재나 관리가 문제가 아니라 내시경 수검자들의 완벽한 검사와 치료를 위한 기본준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주로 대학병원 위주의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소독교육을 시행했으나, 좀 더 따라 하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고 지침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학회는 내시경 세척 및 소독 지침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지침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며, 학회 홈페이지에 회원을 위한 학습코너(e-learning)도 제공할 계획이다. 각 병의원에 비치해 활용할 수 있도록 포스터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대한위장내시경학회의 세척 및 소독지침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업그레이드된 내시경소독가이드라인이라고 자부한다"며, "일선 회원들이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따른 내시경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나아가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