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통해 가늠해 본 '의정 수가 적정화' 협의 전망?

국감 통해 가늠해 본 '의정 수가 적정화' 협의 전망?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23 17:4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의정협의 앞두고 국감서 '수가 원가보존율' 관련 의미있는 발언 나와
'의원급 수가 원가보존율 62.2%'·김용익 이사장 관련 연구용역 발언 등 쟁점화 예상

ⓒ의협신문
일러스트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의료수가 적정화 협의를 위한 의정 실무협의를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현 수가의 원가보존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 저수가의 적정화를 위한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학계는 물론 정부와 시민사회계가 동의할 수 있는 원가보존율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60% 초반에서 70% 중반대의 원가보존율을 주장하며, 매년 수가협상 때마다 적게는 7∼8%에서 10% 중반의 수가인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의료계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사회계와 수가 대폭 인상에 부담을 느낀 정부 태도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의원급 수가는 2% 후반에서 3% 초반 수준에 결정됐다.

수가 원가보존율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수가 적정화 협의를 예고해, 적정 수가에 대한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미 있는 관련 발언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첫 발언의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다. 윤 의원은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보공단 일산병원 등 국감에서 현 수가 원가보존율에 대한 한 연구 결과를 부각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건보공단 일산병원 청구자료를 바탕으로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검토 및 활용도 제고방안 2단계' 연구 결과를 상기시켰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당시 진료영역별 적용 원가보전율을 산출하기 위해 일산병원의 2013년 활동 기준 행위별 원가계산 결과로부터 산출한 각 행위별 원가, 수익정보와 2552개 의료행위를 ▲진찰료 ▲입원료 ▲검사료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주사료 ▲마취료 ▲이학요법료 ▲정신요법료 ▲처치 및 수술료 등 ▲치과 등 10개 영역으로 나눠 원가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현 수가 원가보전율은 진찰료 50.5%, 입원료 46.4%, 주사료 69.9%, 마취료 72.7%, 처치 및 수술료 77.6%, 치과 56% 등으로 낮은 반면,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141.6%, 이학요법료 109%, 정신요법료 104.7%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원가보존율이 62.2%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이 수치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수가 적정화 협의 과정에서 비급여 급여화(문재인 케어) 손실 보전과 기존 저수가 적정화를 하나의 사안으로 인식하는 것을 경계했다.

윤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문케어 추진에 따른 손실 보상과 저수가의 적정화를 혼재해 생각하면 안 된다. 문케어 손실 보상과 수가 적정화가 제대로 될 때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양쪽을 분리해서 (의료계와 협의를) 잘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의원이 다시 부각한 의원급 의료기관 원가보존율 62.2%라는 연세대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는 그간 의료계의 주장과도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향후 의정 실무협의 수가 적정화 협의에서 쟁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언 역시 윤 의원의 질의를 받은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의 입에서 나왔다.

윤 의원은 김 이사장에게 "경제적 측면에서 건강보험의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도 병행돼야 한다"면서 의료계와의 수가 적정화 협의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의료행위 원가 계산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원가 산출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협상 당사자들도 근거 있는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과학적인 원가 산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이사장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의료계와 시민사회계, 정부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료수가의 원가를 산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지만, 연세대 산학협력단의 원가보존율 연구 결과를 지금으로선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 이사장은 이어 건보공단 일산병원 운영 목적이 의료원가 파악을 위한 것이며, 일산병원 자료만으로 의료원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건보공단 제2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도 했다. 현재 건보공단에서 의료원가 파악을 위해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 중이며, 올해 말 연구용역이 끝나면 내년 초쯤에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 의료원가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김 이사장 발언에 따르면 의정 간 수가 적정화 협의는 결국 내년 초부터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처음으로 정부 측이 현 수가 원가보존율과 수가 적정화를 위한 수가인상률을 제시할 수 있는 시기가 내년 초라는 의미인 만큼, 정부가 제시하는 수치에 의료계의 동의 여부 등 실질적 수가 적정화 협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