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심장판막, 수 천만원 외국산 대체 현실화 됐다

국산 인공심장판막, 수 천만원 외국산 대체 현실화 됐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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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 개발…식약처 판매 허가
기존 제품보다 적응증 4배 높아 유럽 CE 인증 받으면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 눈앞

김기범 교수
김기범 교수

인공 심장판막이 국내 기술로 개발돼 수 천만원에 달하는 수입 판막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수출도 기대된다.

2004년부터 폐동맥인공심장판막 개발에 뛰어들었던 서울대병원 연구팀(김기범·김용진·임홍국)과 태웅메디칼은 2년간의 임상시험 결과, 우수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검증돼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취득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지원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와 소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 심장판막 개발을 시작했다. 또 개흉 수술 대신 피부를 통해 간단히 판막을 이식하는 스텐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동물실험 시행 후 2016년부터 시작한 임상시험에서 환자 10명에게 이식하고 6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특히 이종이식의 가장 큰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다.

이 연구는 올해 6월 미국 심장학회 잡지 <혈액순환, 중재시술(Circulation, Cardiovasc intervention)>에 소개돼 큰 화제가 됐다.
현재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상용화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 허가를 위해 연구팀은 다음 달 유럽 6개국, 11개 소아심장센터와 만나 협의하기로 했고 내년 초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심장에는 혈액순환을 조절하는 판막 4개가 있다. 가장 흔한 판막질환은 대동맥의 판막 협착이다.

그러나 대동맥 인공판막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한 타비(TAVI)라고 불리는 스텐트-인공 심장판막이 상용화되고 있다.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스텐트 이식 폐동맥 인공판막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제품으로, 그간 한국과 미국·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국산 인공 심장판막
국산 인공 심장판막

현재 외국에서 개발돼 쓰이고 있는 제품은 개당 3000만원∼4000만원이다. 가격뿐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10년마다 판막을 교체해야 하는데 최초 수술은 가슴을 여는 수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대병원에서 개발한 스텐트-폐동맥 인공판막은 처음부터 가슴 절개 없이 정맥을 통한 시술이 가능하다.

또 스텐트가 견고하고 폐동맥 크기에 유연하게 맞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향후 환자들의 수술과 경제적 부담을 한결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수출을 통해 국부 창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에 허가받은 인공판막은 기존 제품보다 적응증이 4배 정도 높아 시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김기범 교수(소아청소년과)는 "현재 국내 여러 병원에서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부터 유럽 내 허가 임상을 진행해 유럽 CE인증을 받으면 환자 삶의 질 향상과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 CE 인증을 받으면 일본과 홍콩은 바로 상용화 가능하고, 대만은 국내 허가만으로도 수입이 가능해 가격 조정만 되면 바로 진출할 수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에서도 수입을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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