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유전자·줄기세포 치료제 등 함께 3대 유망 분야 꼽아
원주연세의료원 첫 '디지털치료 임상센터' 개설…ADHD 등 앱 개발
"세계 제약시장은 생물학적제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 시대를 거쳐 결국은 디지털 치료제가 제약의 새로운 양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의사이면서 디지털치료제 개발사 웰트를 이끌고 있는 강성지 대표의 분석이다. 웰트는 아시아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 분야 글로벌 기구인 Digital Therapeutic Aalliance에 가입돼 있다.
미국 PEAR THERAPEUTICS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PEAR는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만든 후 FDA 허가를 위한 임상을 디자인했다.
기존 치료방식을 대조군으로, 디지털치료제 방식을 실험군으로 설정한 후 마약중독 치료율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결과 데이터로 허가를 받았다. PEAR는 이에 더해 Opioid 패치를 이용한 또 다른 연구를 원용해 Opioid 패치를 복합제제로 만든 마약중독치료제를 만들어 결국 두 개의 허가를 받았다.
PEAR는 세 번째 파이프라인으로 <란셋>·<JAMA> 논문을 근거로 불면증에 대한 디지털치료제도 만들었다. 불면증을 인지행동방식으로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3개월 프로그램인 마약중독 디지털 치료제 소프트웨어는 카피당 1300∼1500달러를 받고 있다.
일본도 12월부터 니코틴 중독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 'CureApp SC'을 공공의료보험에 등재했다. 디지털 치료제로는 첫 사례다.
국내 제약계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 원주연세의료원은 디지털치료제 개발과 각종 연구 및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치료 임상센터'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치료 임상센터에서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치매 치료·컬러테라피 등을 위한 다양한 앱 개발에 주력하고 향후 연구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은 낯선 분야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선제적인 접근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먹는 약이 어떤 기전을 통해 약효를 발휘하듯이 환자 인지·행동 교정과 환자가 병을 받아들이는 여러가지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함으로써 효과를 증명해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상담이나 물리치료 같이 치료방법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사안들을 표준화하고 글로벌라이제션 플랫폼에 올리는 개념이다.
창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개발 영역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연관성이 높아 보이지만 노바티스는 안과 영역에서 약시가 있는 눈을 트레이닝 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내놓고 있다.
치료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 진료에서 약을 처방하고 다음 진료에서 약효와 증상을 살피듯이, 환자에게 일정기간을 설정하고 디지털 치료제 프로그램을 처방한다. 의사는 설정 기간 후 환자를 평가해서 디지털치료제 중단·증량, 혹은 다른 치료제로 교체 등을 판단한다. 의사-치료제-환자 구조에서 질환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 작용을 주고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
디지털 치료제 연구와 함께 규제 당국도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디지털 치료제 허가·심사방안을 위한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체는 디지털치료제가 독립형 소프트웨어인지, 질병을 예방·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에게 제공되는지, 치료 작용기전의 과학적근거가 있는지 등 종합적인 평가 툴을 마련하고 있다. 어떤 질병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치료효과를 증명했는지를 살피고, 허가과정을 거쳐 건강보험 수가 반영 등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