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전증협회, '2022 송년 감사음악회'…뇌전증 예술인 공연 갈채
'뇌전증관리지원법' 입법·인식 개선 촉구…"정부 차원 관심 가져야"
심재신 따뜻한시선 대표 "일생에서 아주 짧은 발작으로부터 자유롭길"
"뇌전증으로 차별받지 않고 함께 누리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12월 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뇌전증 환자와 가족, 후원자,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2022 송년 감사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뇌전증을 앓고 있지만 질병을 이겨내고 당당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뇌전증 환자인 비트박서 샤크(김종현), 랩퍼 리베라(안정현), 기타리스트 강동환 등은 자신의 사연과 함께 공연을 이어갔고, 크로스오버 테너 가수 이종진은 중증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와 함께 뮤지컬배우 최지이, 트로트 가수 박광현, 프랜들리남성합창단 등도 아름다운 곡들을 선사했다.
최원정 KBS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뇌전증 환우와 함께하는 미니 토크'도 진행했다.
미니토크에는 화가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넌지 작가, 교육자의 길을 당당히 걷고 있는 이준아 카톨릭대 간호학과 교수, 뇌전증 환우모임 '따뜻한 시선' 심재신 대표 등과 김흥동 뇌전증협회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이 참석했다. 이들은 뇌전증을 앓게 된 사연과 함께 뇌전증 인식 개선, 뇌전증관리지원법 필요성 등에 의견을 모으고, 정부 차원의 뇌전증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심재신 대표는 국제뇌전증협회(IBE)에서 뇌전증 인식 개선에 공헌한 35세 이하 청년에게 수여하는 'Golden Right Award'를 받았다.
심재신 대표는 뇌전증 인식개선을 위한 환우회를 이끌며, 뇌전증 인식 개선 캠페인 진행, 뇌전증 동화책 '안개를 걷는 아이' 저술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심재신 대표는 "뇌전증 당사자 스스로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며 "일생에 비해 아주 짧은 발작시간으로부터 자유롭고, 더욱 즐거운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뇌전증 환자 보호자는 "음악회도 무척 좋았고, 무엇보다 뇌전증 환우 토크 시간이 인상 깊었다"라며 "뇌전증 환자들의 경험담 공유를 통해 뇌전증 환자들이 사회에서 용기 있게 생활할 수 있음을 자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흥동 협회장은 "이번 음악회는 한 해 동안 협회에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자원봉사자, 후원자, 회원 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다"라며 "뇌전증으로 차별 받지 않고 함께 누리는 세상이 되는데 협회가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만성화된 질환이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3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증상으로 인한 어려움 못지 않게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1965년 설립된 장미회를 모태로 뇌전증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권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식개선, 재활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뇌전증 환자들을 관리하고 보호하자는 취지로 '뇌전증 관리 및 뇌전증 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 입법 촉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