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정무위·보건복지위서 의료 현안 법안 계류
김이연 이사 "의료 관련 법안 전문성 필요…의견 충분히 전달할 것"
2월 임시국회가 오늘(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의료 현안 법안들의 논의가 시작될지 의료계의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의료계가 관심을 둔 대표적인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착한 사마리아인 법과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 정부 100% 보상법, 간호법,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 확대법,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공공의대 설립 법안 등이다.
우선 의료계 숙원 법안이라 알려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2월 9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돼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고의·중대한 과실이 없는 응급의료행위로 인한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을 현행 '감면'에서 '면제'로 변경하고,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의료행위로 인한 응급환자가 사상에 이르렀을 때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감경 또는 면제를 필수적 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불가항력의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상재원을 정부가 100%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사위에는 의료계가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는 간호법과 의사면허 취소법이라 불리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계류 중이다. 두 법안은 법사위에서 한 차례 논의됐지만, 추가 심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면서 제2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간호법과 의사면허 취소법을 바로 본회의로 상정하기 위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의료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무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으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이 주요 어젠다로 떠오른다.
실손보험 청구화는 민간보험사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 이어진 보험업법은 21대 국회에서도 무려 6건의 법률안이 발의됐다. 정무위는 지난해 9월 법안심사소위원회 회부하면서 법안 심사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의료계는 그동안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제3자인 의료기관에 의무부담 및 불필요한 행정부담 발생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실손보험사의 이율배반적 행위 ▲정보의 자기결정권 침해 및 지급거절 등 환자 피해 우려 ▲심사평가원의 목적 고려 및 진료정보 집적화 우려 ▲자율적 해결책 존재 및 핀테크 업체 타격 우려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실손보험청구간소화대응TF를 구성해 환자의 개인정보를 담은 서류 전송을 의무화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적극 저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안은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월 1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민간 보험사들이 환자 보험금 지급률을 높이기 위해 청구 간소화 법을 추진한다지만 정말 소액 청구 간소화가 목적이라면 진료비 세부내역 등 건강보험 진료 내용까지 모두 전송하지 않고 영수증만 보내는 등 다른 방법이 있다"며 "그런데도 과도한 개인정보들을 의료기관에서 강제 전송하게 하는 것은 의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소액청구뿐 아니라 건강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진료정보가 디지털화되어 보험사에 자동전송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자동축적한 전산화된 개인정보를 보험사들이 가입 거절, 지급 거절, 보험료 인상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지역 의대 설립, 공공의대 설립 법안도 의료계가 주의 깊게 살피고 있는 법안 중 하나다.
제21대 국회에 상정된 지역 의과대학설립 법안은 총 7건으로, 이들 지역은 창원·기장·인천·목포·전남·공주·순천 등이다.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전라남도 내 의과대학의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을 위한 특별법안'과 '국립공주대학교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하며 논의 시작을 예고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역시 지난해 12월 공청회를 개최, 직역별 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의료계는 국회에서 논의 예정인 법안과 관련해 세밀하게 관찰하고 충분한 의견 전달을 위해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현재 국회에 논의 예정으로 알려진 법안 중 의료계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법안도 있지만, 규제와 압박을 하는 법안도 분명 있다"며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와 연관된 법안들을 사전적으로 의견 조회도 하고 있다. 보건의료 관련 법안은 내용이 상당히 전문적인 만큼 의료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고 큰 부작용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는 법안은 신중하게 검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