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정부, 아태간학회서 C형간염 국가검진 타당성 놓고 열띤 토론
질본 "최근 연구결과 수용되면, 내년 또는 다음해 국가검진 도입 가능"
국가차원의 C형 간염 관리계획이 이르면 올 봄 모습을 드러낸다. 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C형 간염 선별검사의 국가검진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 2월 15일부터 5일간 대만에서 열린 2023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에서 "국가 C형간염 퇴치 계획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올해 1분기 안에 계획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C형간염 선별검사, HCV 검사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가검진에 HCV 검사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관련 근거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고, 이 결과가 수락된다면 올해 상반기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내년 또는 그 다음 해에는 국가검진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앞서 대한간학회는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C형 간염 검진의 타당성 분석 연구 및 선별검진의 사후관리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C형 간염은 ▲중요한 건강문제이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가 가능하고 ▲검진 방법에 수용성이 있으며 ▲검진으로 인한 이득이 손해보다 크고 ▲비용 대비 효과가 확인되는 등 국가검진 도입을 위한 5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C형 간염 검진이 국가검진항목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곽 과장은 "국민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국내 C형간염 퇴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그 밖에 환자 발견 후 치료 연결,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시스템 구축, 포괄적 협력 시스템 마련 등 C형간염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다른 측면들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모두 포함하는 국가계획을 현재 개발 중이며, 조만간 계획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함께 토의에 참여한 박지민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은 "2018년 C형간염 국가검진 논의 당시 유병률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으나, 전문가 집단에서 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최근 연구에서 45세 이상의 인구가 고위험군이며 60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정부 또한 C형 간염 이슈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경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 주도의 국가건강검진 제도를 가지고 있어, 그 영향력이 크다"면서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이번 APASL에서는 장재영 대한간학회 정책이사(순천향의대)가 연자로 나서, HCV 선별검사의 타당성에 대한 발표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40∼65세 인구를 대상으로 C형 간염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치료하는 다른 중증의 간질환 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매우 비용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결론이다.
특히 56∼65세 인구에 대해 선별검사를 실시 했을 때, 12년 만에 그에 따른 절감비용이 투여비용을 넘어서며, 20년 후에는 오히려 200억원 규모의 이득이 생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