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대전선병원 검진센터장, 생활습관병학회 학술대회 강연
간 거쳐 동맥경화 유발 TMAO 전환…콜린 포함 음식·약제 주의
어류·육류·유제품 해당…동맥경화 고위험군 장내세균 검사 고려해야
장내세균 종류와 양에 따라 뇌기능 개선제로 알려진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오히려 동맥경화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4월 23일 열린 대한생활습관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장내미생물 검사를 이용한 생활습관병 상담법' 강연을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 1200만명을 분석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콜린 알포세레이트를 투약하는 그룹에서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등의 위험이 각각 30∼40% 증가했는데, 장내 미생물이 그 원인으로 제시됐다.
콜린 알포세레이트, 혹은 육류, 계란, 유제품 등에 포함된 콜린은 기억력과 관련된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장내 세균에 의해 TMA(trimethylamine)라는 물질이 되고 이것이 간을 거쳐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TMAO(trimethylamine N-oxide)라는 물질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장내에 TMA를 만드는 균이 많은 경우에는 음식과 약제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어류는 심혈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류가 수압에 견디기 위해서는 TMAO가 필요하다. 특히 깊은 곳에 사는 어류일수록 수압을 견디기 위해 TMAO가 많고, 넙치, 대구, 청어 등이 해당한다.
이런 어류를 섭취하는 경우에도 몸속 TMAO가 증가하게 되며, 약물이나 육류는 장내미생물과 간 대사 과정을 거쳐 TMAO가 되지만 어류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필요 없어 육류에 비해 TMAO가 더 많이 증가할 수 있다.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는 장내세균이 많은 경우 육류를 피해 심해 어류를 선택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장내 세균 검사에서 TMAO를 만들 수 있는 미생물(세균)들이 많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콜린알포레세레이트 같은 약물이나 카르니틴 같은 보충제는 주의가 필요하며, 복용 전 담당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 동맥경화증을 앓거나 고위험군일 경우 장내 세균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TMAO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도움이 된다.
김기덕 센터장은 "프리바이오틱스의 경우 한 가지 성분보다는 다양한 성분이 혼합된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며 "그 이유는 장내 세균이 다양한 것이 TMAO 감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TMAO를 증가시킬 수 있는 콜린이나 카르니틴, 육류나 어류의 단백질 등은 우리 몸의 근육 유지와 대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므로 배제하기 보다는 적절한 정도로 유지하거나, 육류를 약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로 보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라며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덕 센터장은 "독일 의학자 파라셀서스(1493∼1541)의 말처럼 모든 것에는 독소가 있지만, 이것을 독소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용량"이라고 말했다.
올해 생활습관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는 생활습관병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황희진 총무부회장(가톨릭관동의대 교수·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은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골감소증과 근감소증, 성인 예방접종, 금연 치료, 역류성 식도염 등 지속적이면서 포괄적으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주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한생활습관병학회는 국민에게 정확하고 제대로 된 생활습관을 알리고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자 조직됐다. 2018년 창립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정확한 식습관, 운동습관, 생활습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를 국민에게 쉽고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