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울란바토르 의료봉사 성공적 마무리…나흘간 2895명 진료
화상으로 양손 손가락 붙은 어린이 등 2명 국내초청 수술 지원
경기도의사회가 주축이 된 경기도의료봉사단이 몽골 울란바토르 해외 의료봉사(7월 23∼28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현지 환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사랑의 인술을 이어간다.
몽골 울란바토르 해외 의료봉사는 경기도의사회 등 도내 5개 의약 단체가 뜻을 모으고, 경기도로부터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아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의료봉사가 중단된 지 4년 만에 재개된 이번 의료봉사는 의료진과 행정지원 및 현지 통역 봉사자까지 전체 참여 인원이 110명에 이르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의료봉사단은 몽골 현지 도착 이튿날부터 곧바로 투브아이막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으며, 3∼4일 차인 7월 25일∼26일에는 22보건소와 26보건소에서 의료진이 2팀으로 나뉘어 환자들을 맞았다. 수술팀은 성긴하이르항 종합병원과 수흐바타르 지역병원에서 각각 수술과 초음파진료 등을 맡았다.
의료봉사단이 나흘간 진료한 총인원은 2895명에 이른다. 전문과별로는 호흡기내과 등 내과 진료가 7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아청소년과(304명), 산부인과(223명), 피부과(183명), 가정의학과(172명), 신경외과(52명), 성형외과(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치과(556명), 한의과(307명) 진료도 이뤄졌다.
세부적으로는 내과 관련 내시경 및 초음파 112명, 산부인과 관련 내시경 및 초음파 84명, 신경외과 수술 26명, 성형외과 수술 25명, 산부인과 수술 16명 등이 진행됐다.
의료봉사 도중에는 모두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는가 하면 자칫 소중한 생명을 잃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생후 10개월에 입은 화상으로 양손 손가락이 달라붙은 5세의 어린 환자는 병원 진료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무섭지만, 엄마가 원하니까 용기 내서 치료를 받겠다"라고 말해 의료진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성긴하이르항 종합병원에서 이뤄진 위내시경 시술에서는 코드블루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위내시경을 받으러 온 환자의 안색이 좋지 않아 현지 의료진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으나 괜찮다는 답변을 듣고 위내시경을 진행하던 중 심정지가 온 것. 위급 상황에 우왕좌왕하는 현지 의료진의 모습에 이를 두고 볼 수 없던 의료봉사단 의료진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다행히 환자는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위급 상황에서 의료봉사단의 대처로 환자의 목숨을 살린 소식이 성긴하이르항종합병원 병원장에게도 전해지면서 국내 의료진의 의술과 순발력, 응급처치 매뉴얼 등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2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젊은 남성 환자는 의료봉사단의 수술 권유에도 "홀로 생활하고 있어 수술 이후 처치나 관리가 어렵다"며 수술을 마다해 모두의 안타까움을 샀다.
의료봉사단은 7월 28일 귀국 직후부터 현지 환자 초청 진료를 진행하기 위해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초청할 환자는 화상으로 양손 손가락이 붙은 5세 어린이와 부인과 수술이 필요한 30대 여성 등 2명이다. 5세 어린이의 수술은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30대 여성의 부인과 수술은 성영모 단장이 운영하는 강남여성병원에서 맡고 치료비 및 항공권 등은 의료봉사단이 지원키로 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제34대 회장은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인술로 몽골 현지에서 수술을 진행했고, 또한 국내로 환자를 초청해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경기도의사회가 주축이 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되고 더욱 확대될 예정이어서 국위를 선양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영모 경기도의료봉사단장은 "현지 의료봉사에서 마주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연들을 통해 안타까움과 감동 등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면서 "인술을 바탕으로 차별 없는 사랑을 펼치고 동시에 국격을 높이는 기회에 동참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국내 초청 환자의 치료까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