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 오는 18일 전체회의 개최…174건 법안 상정
필수의료 지원법·의료사고특례법 등 포함
필수의료 지원법과 의료사고특례법 등 의료계 숙원 법안이 이번 정기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8일 정기회 제1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총 174건이다.
이중에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의료계 '환영' 법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필수의료 실태조사와 종합계획을 3년마다 실시해 필수의료 붕괴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역·진료영역 등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필수의료 육성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필수의료 종사자의 전문성 향상, 근무환경 개선,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에 관한 사항도 포함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국가보상제를 중대한 소아 의료사고로까지 확대해 소아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응급의료 종사자와 구급차 등 응급환자의 구조·이송·응급처치를 방해 행위 범주를 기존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에서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이에 준하는 물리적·심리적 강박 등의 방법'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확대했다.
이밖에 보건의료 취약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에 적정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는 내용의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의료행위를 시행하고 있는 의료인에게 성희롱 시 처벌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등도 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법안 중에는 의료계의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법안도 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졸업한 의대생이 국가시험에서 합격한 후 10년간 지정받은 기관에서 의무 복무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법안과 관련해 "필수의료 인력부족의 근본적 요인은 전체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열악한 필수의료 환경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10년이라는 장기 의무복무는 외국 제도나 공중보건장학제도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길다. 중간 탈락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여러 법적 분쟁 가능성이 농후하다. 직업선택의 자유, 비례의 원칙, 거주 이전 자유 등 다방면에서 개인 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 역시 의료계가 우려스런 시각을 가지는 법안 중 하나다.
해당 법안들은 여러 개의 보건진료소를 통합해 운영하거나 보건진료소를 보건지소에 통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보건진료소와 보건지소를 통합할 경우 보건진료소에만 허용된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정해진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가 나온다.
현행 농어촌의료법 제19조(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의료행위의 범위)에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은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도 근무지역으로 지정받은 의료 취약지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은 간호사·조산사 면허를 가진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실시하는 24주 이상의 직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해당 개정안과 관련해 "국민 모두는 동등하게 최상의 의료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최상의 의료라는 것은 '진료처럼 보이는 친절한 간호'가 아니라 '효과가 증명된 책임질 수 있는 진료'를 의미한다"며 "공중보건이 작용하는 농어촌 지역사회에 의료를 간호사의 책임 하에 두겠다는 것은 본인과 가족의 건강도 그렇게 허용해도 된다는 의도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