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보다 수입 증가율 4배…로펌은 '쏙' 뺐다?

의사, 변호사보다 수입 증가율 4배…로펌은 '쏙' 뺐다?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0.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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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부터 병원까지 8만명vs변호사 3만명 중 법인 외 6000명? "비교 불가"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 "변호사와 시장 달라, 의료비 증가로 건보 파탄"

[사진=wirestock·jcomp] ⓒ의협신문
[사진=wirestock·jcomp] ⓒ의협신문

최근 의료업 평균소득 증가율이 변호사업의 4배 이상이라는 보도가 퍼지고 있다. 의료계 수입과 비교한 변호사 모집단의 경우 수입 상위권을 차지하는 법무법인은 제외돼 데이터가 왜곡됐다고 지적됐다.

국세청이 29일 밝힌 통계에 따르면 의료업의 평균소득은 2014년 1억 7300만원에서 2021년 2억 6900만원으로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변호사업은 1억 200만원에서 1억 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7년간 증가율을 비교하면 의료업 소득 증가율이 4배가량 더 높다.

그러나 이는 종합소득세 신고분에 한한다. 변호사업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법무법인은 제외된다. 

이에 비해 의료업에는 별도의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의원·일반병원·종합병원·요양병원 등이 포함된다. 

의료업 통계에서 전공의, 군의관, 공보의는 제외된다. 또 법인 전환이 불가한 만큼 35%에서 50%를 상회하는 세율을 부담한다.

통계에서 밝힌 2021년 의료업 종합소득세 신고자는 7만 6673명, 변호사업은 6292명이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한국 변호사 수가 3만명 이상이고 서울에서 개업한 변호사만 2만여명이다. 대형 로펌(법무법인) 등을 빼고 3분의 1도 안 되는 수로 비교하는 것은 동네 의원과 대형병원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통계를 근거로 변호사처럼 정원 증가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는 완전한 시장경쟁인 데 비해, 의료는 원체 가격탄력성이 낮은 데다 건강보험제도라는 강력한 할인제도가 있어 시장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우봉식 원장은 "진료비 등 급여가 싼 가격으로 고정됐기에 의사를 늘리면 늘린 만큼 많은 수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과잉 수요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명 늘면 의료비가 22% 증가한다"라고 말했다.

우 원장은 "국회 예산처 발표에 따르면 건보재정은 내년에 단기적자에 들어서며, 2028년도에 누적 적립금이 소진되고 2032년에 마이너스 61조에 이를 전망"이라고 우려하며 "다음 세대에 건보료 폭탄을 떠넘기고 무작정 의사와 병원을 늘리자는 것은 의료체계를 모르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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