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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포 같은 의대정원 확대 뉴스(1)

뜬금포 같은 의대정원 확대 뉴스(1)

  •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21 14:2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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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시리즈 : 의대정원의 본질은 포퓰리즘?>
[1] 들어가며 : 뜬금포 같은 의대정원 확대 뉴스
[2] 'OECD 의사 수 평균'이라는 가스라이팅
[3] 필수의료와 의대정원
[4] 지역의료와 의대정원
[5] 공공의료와 의대정원
[6] 의사 소득과 의대정원
[7] 초고령사회와 의대정원
[8] 의사 수와 건보재정
[9] 나가며 : 의대정원, 포퓰리즘은 안된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1] 들어가며 : 뜬금포 같은 의대정원 확대 뉴스

언론에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이 오르내리면서 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한다. 응급실 뺑뺑이가 생긴 원인이 OECD 국가의 인구 천명당 의사 수에 비해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란 설명을 덧붙이면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서라도 의사를 늘려야 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응급실 뺑뺑이는 과거 우리나라에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을 담당하는 <1339응급콜> 시스템이 있었는데, 2012년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119법)」 개정으로 <1339응급콜>이 119로 통합·폐지되어서 생긴 일이다. <1339응급콜>은 과거 공중보건의들이 응급환자가 발생되면 환자의 경·중증 여부를 분류한 후 응급처치와 이후 이어지는 후속 치료까지 고려하여 의료기관을 배정하여 전원시키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119법」이 개정된 이후 응급환자의 경·중증 구분없이 환자가 대형병원으로만 몰려드니 경증 환자가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 가까이 차지하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 정작 중증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생긴 것이다.

이웃 일본도 지난 2008년 우리나라와 비슷한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있었다. 도쿄에서 산모가 분만 도중 의식이 저하되어서 후송하기 위해 8곳의 대학병원에 연락했는데 다 환자를 받을 수 없어서 결국 사망했고, 이후 뇌지주막하출혈로 진단되었다. 이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그런데 일본은 당시 노인인구 22.1%에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2.1명으로 2023년 현재 노인인구 18%, 의사 수 2.5명인 우리나라보다 의사 수가 훨씬 적었지만 이 사건 때문에 의대정원을 늘리거나 하지 않았다.

대신 일본은 '응급실 뺑뺑이'가 재발되지 않도록 캐나다(C-TAS, Canadian Triage & Acuity Scale)를 벤치마킹하여 일본형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 체계(J-TAS)를 구축하였다. J-TAS는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의료지원센터에서 환자를 분류하여 경증 환자는 의원급(1차) 야간 응급실, 입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지역 중소병원(2차) 응급실, 중증 응급 환자는 종합병원(3차) 응급실로 분류해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지금 일본이 노인인구 29%에 인구 천명당 의사 수 2.6명으로 의사 수는 노인인구 18%인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응급실 뺑뺑이 같은 일은 전혀 없다.

'소아과 오픈런'도 마찬가지다. 소아과 오픈런은 저출산으로 소아인구가 감소하면서 소아과의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근본 원인이다. 게다가 최근 젊은 엄마들이 소아과 진료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맘카페 등에서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면서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났고,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어서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응급실뺑뺑이'와 관련하여 먼저 '응급환자 분류후송 체계'를 신속하게 확립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소아과 오픈런'과 관련해서도 소아과 동네의원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요구에는 귀를 닫고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의대정원 증원, 지방 국립대 육성과 같은 한가한 대책만 내어놓고 있다. 이는 지금 당장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해결 방안은 없이 15년 후 해법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산불이 났는데 불 끄자는 말은 안하고 나무 심자'는 말만 하는 격이다.

그런데 최근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움직임은 의료계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의대정원 논란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를 좀 더 분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지난 10월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선거 직후로 가 볼 필요가 있다.

여야가 총력을 펼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진교훈 후보가 56.52%를 득표하여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39.37%)에 압승하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두고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곤혹스런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0월 13일부터 언론에 정부가 오는 19일 의대정원 확대 일정 및 규모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대서특필 되기 시작했다. 지금 고교 2학년이 수능을 치르는 2025년 대학입시부터 확대된 정원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의대정원 확대 규모는 적어도 10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그날 이후 모든 언론과 방송은 의대정원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의대정원 이슈가 모든 뉴스를 삼키고, 학원가는 초등생부터 N수생까지 긴급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의대입시 열풍이 전국을 쉽쓸었다. 그리고 1주일 뒤 국민들의 뇌리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책임론은 완전히 사라졌다.

야구에서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터지는 홈런을 일컬어 '뜬금포'라고 한다. 올 초부터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여 필수의료,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의대정원을 천 명이상 늘린다고 하니 도통 어리둥절하고 '뜬금포'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물론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렸던 쪽의 입장에서 보면 반전을 가져다 준 '뜬금포'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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