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연, 생애전환기 검진 받은 66세 330만명 약물 처방현황 분석
8.8%는 10개 이상 약물 동시 복용…53.7% 1개 이상 부적절 약물 복용
66세의 '젊은 노인' 3명 중 한명은 5개 이상의 약물을 1년에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절반 이상은 1개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은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을 대상으로 다약제와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제(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 이하 노인 부적절 약물) 복용 현황 및 건강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대한노인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보의연은 노인의 약물 처방 패턴을 파악하고 안전한 약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노인의 다약제 처방 및 소비 원인 분석과 행동 경제학적 대안 고찰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책임은 분당서울대병원 김선욱 교수와 보의연 윤지은 부연구위원이 맡았다. 서울아산병원 정희원·백지연 교수는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5세 인구 약 330만명의 약물 처방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1년 66세가 돼 노인 연령에 갓 접어든 '젊은 노인' 중 35.5%가 5개 이상의 약물을 90일 이상 복용하고 있었다. 8.8%는 10개 이상의 약을 동시 복용하고 있었다. 절반이 넘는 53.7%는 1개 이상의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1인당 평균 2.4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 보다는 소도시에 거주하는 노인, 의료급여 대상자, 동반질환이 많고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이 많은 사람,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사람들에게서 약물 개수와 부적절 약물 처방 빈도가 높았다.
2015~16년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성인 65만여명을 5년 동안 추적했더니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사망 위험이 25%, 장애 가능성이 46% 상승했다. 부적절 약물 개수가 늘어날수록 장애 발생 위험도는 증가했다.
김선욱 교수는 "다약제 및 노인 부적절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향후 사망하거나 일상 생활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높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안전한 약물사용을 위해 노인의 약물 처방 및 사용 패턴을 이해하고 전체 약물의 개수와 부적절 약물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 시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 서울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잠재적 노인 부적절 약물 복용은 장기적으로 신체 기능 저하를 촉진할 우려가 있으며 약의 부작용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또다른 약의 처방을 부르는 연쇄 처방의 단초가 될 수 있어 의료 이용자 및 의료진 모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