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질환 위험 및 허혈·출혈 위험 관계없이 아스피린군보다 예후 우수
서울대병원,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 환자 5403명 추적 관찰, 미국심장학회지 발표
고령·고혈압·당뇨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에서 스텐트 삽입술 후 '클로피도그렐 단일 항혈소판제 요법'이 관상동맥질환 재발 방지와 출혈 부작용 감소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클로피도그렐 복용군은 아스피린 복용군보다 임상 사건 발생 위험이 일관되게 낮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박경우·강지훈 교수팀(양석훈 임상강사)은 경피적 관상동맥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허혈·출혈 위험에 따라 2가지 단일 항혈소판제(아스피린 및 클로피도그렐) 요법의 임상 사건 발생빈도를 비교한 연구결과를 12일 '미국심장학회지(JACC, IF:24)'에 발표했다.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의 원인이며 급사를 초래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그 표준 치료법은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삽입 후에는 혈전증이나 재협착을 방지하기 위해 초기 수개월간 항혈소판제 2종을 복용하고, 안정된 후에도 심혈관질환을 2차 예방하기 위해 1종의 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지난 2021년 대규모 무작위분석 연구(HOST-EXAM)에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에 비해 단일 항혈소판제로서 우수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고령·고혈압·당뇨 등을 동반한 고위험 환자에서도 클로피도그렐 단일 요법이 우수한지는 알려진 바 없다.
김효수 교수팀은 선행 연구(HOST-EXAM)에 등재된 환자 중 5403명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클로피도그렐군과 아스피린군의 1차 복합 종점에서 임상 사건(사망+심근경색+뇌졸중+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주요 출혈 사건) 발생률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모든 환자에서 관상동맥 약물용출 스텐트 삽입 후 6∼18개월 동안 이중 항혈소판제 복용 중 임상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클로피도그렐군과 아스피린군을 1:1로 무작위 배정, 2년간 서로 다른 단일 항혈소판제를 복용했다.
임상 위험은 관상동맥질환자의 재발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고안된 TIMI Risk 점수(1∼9점 척도)로 측정했으며, 9가지 위험인자 중 3개 이상을 보유한 경우 '고임상위험군'으로 분류했다. 9가지 위험인자는 고령(75세↑)·당뇨·고혈압·흡연 여부·말초동맥질환·뇌졸중 병력·관상동맥우회로술 병력·심부전 병력·신부전이다.
허혈 및 출혈 위험은 항혈소판제 사용 시 예상되는 출혈 증가 위험 대비 허혈 감소 이익을 정량화시킨 DAPT 점수(-2∼10점 척도)로 측정했다. 2점 이상을 '고허혈위험군', 2점 미만을 '고출혈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 시점의 임상 사건 발생률은 고임상위험군에서 아스피린 12.5%, 클로피도그렐 8.2%였고, 저임상위험군에서는 각각 6.6%, 5.1%였다.
고허혈위험군에서 임상 사건 발생률은 아스피린 6.9%, 클로피도그렐 4.7%였고, 고출혈위험군에서는 각각 8.2%, 6.2%였다.
교수팀은 임상·허혈·출혈 위험도에 관계없이,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 후 재발 방지 목적으로 투약하는 단일 항혈소판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박경우 교수는 "최근 국제 가이드라인은 관상동맥 중재술 후 환자의 다양한 임상적 위험도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개별 위험도와 관계없이 클로피도그렐 단독 요법이 심혈관질환 2차 예방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객관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