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살린다면서 서울행...부산이어 경남 의료계 비판 성명

지역의료 살린다면서 서울행...부산이어 경남 의료계 비판 성명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1.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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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헬기 이용 편법·특권…헬기 필요한 국민 피눈물"
경상남도의사회 "공당으로서 책임·양심 지키지 않는 몰지각"

경상남도의사회 ⓒ의협신문
경상남도의사회 ⓒ의협신문

부산지역 병원 대신 서울을 택한 야당 대표의 행보에 지역의료계가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광역시의사회에 이어 경상남도의사회는 5일 성명을 통해 "응급의료체계와 지역의료를 무시한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테러로 인해 의료계도 전 국민들과 함께 쾌유를 빌고 있다"고 밝힌 경남의사회는 "더불어민주당은 불과 2주 전, 이미 실패로 검증된 의전원 형태의 공공의대 설립법과 교육의 질조차 담보할 수 없는 지역의사제 도입법을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면서 "심지어 지난 2020년 의정합의 당사자였던,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었기에 의료계는 공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과 양심도 지키지 않는 몰지각한 행태에 분노보다 오히려 당혹감이 앞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의사회는  "입법 당사자들은 왜 편법과 특권으로 얼룩진 서울행을 택하였는가?"라고 반문한 뒤 "지역·필수의료를 위한다는 공당으로서의 약속을 저버린 더불어민주당과 당대표의 표리부동한 작태"라고 꼬집었다. 아래 성명 전문.

성명서

응급의료체계와 지역의료를 무시한 행태에 분노한다.
오직 국민 생명과 건강만을 위한 의료정책을 간절히 바란다.

국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료'는 절대적인 요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정치의 도구로 전락한 대한민국 의료현실에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 단체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테러로 인해 의료계도 전 국민들과 함께 쾌유를 빌고 있으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불과 2주 전, 이미 실패로 검증된 의전원 형태의 공공의대 설립법과 교육의 질조차 담보할 수 없는 지역의사제 도입법을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심지어 지난 2020년 의정합의 당사자였던,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었기에 의료계는 공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과 양심도 지키지 않는 몰지각한 행태에 분노보다 오히려 당혹감이 앞섰다.

백번 양보해서, 공당으로서의 약속도 저버릴 만큼 지역·필수의료를 위한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더불어민주당과 당대표의 표리부동한 작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들에게는 온갖 악법을 불사하면서도 지역의료 살리기 쇼를 연출하고 정작 입법 당사자들은 왜 편법과 특권으로 얼룩진 서울행을 택하였는가? 심지어 의료용 헬기는 닥터쇼핑 편하게 하라 만든 것이 아니며, 그 시간대 정작 헬기가 필요했던 일반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갔을 수도 있다. 

의대증원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꼭 필요한 곳에 의사가 없는 것이다.

전문의는 의과대학을 6년∼8년에 걸쳐 졸업하고 의사국시에 합격한 후 인턴 1년, 그리고 각자의 적성과 선택으로 전공과목을 정해 3∼4년간 추가로 레지던트로 수련한 후 전문의 시험을 합격해야 취득할 수 있는 면허이다. 여기에 또다시 펠로우 2∼3년을 거쳐 세부전공을 한다.

일반 국민들은 의사가 천명, 이천명 늘어나면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등 이른바 필수과 전문의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의학교육 현장에서는 '필수과'라 쓰고 '기피과'로 읽는다.

의사가 1,000명이 늘어나면 과연 개두술 할 신경외과 의사가 몇 명이나 늘어날까?

정부의 주장대로 '낙수효과'로 경쟁에 밀려 낙오한 의사들이 신경외과를 전공한다 하더라도 비교적 덜 어렵고 그나마 개업할 수 있는 척추, 통증 쪽으로 빠지는 것이 지금의 추세이다. 아니 오히려 전문의를 취득하지 않고 처음부터 피부·미용 쪽으로 개업하는 것이 현재 의학교육 현장의 안타까운 실상이다.

지금의 이 모든 문제는, 의료가 정치의 도구로 몰락한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감히 단언한다. 정치인들은 붕괴직전에 처한 대한민국 의료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여전히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전문가 의견은 밥그릇 지키기로 폄하하며 숫자놀음과 표심의 향방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우리 의료계는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오직 국민생명과 건강만을 위한 의료정책이 추진되어야 함을 지속적으로 정치권에 주문해 왔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합리적인 대화의 길은 항상 열려 있음을 밝히며,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만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4. 01. 05
경상남도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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