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박인숙·박명하·임현택·정운용 후보 등록 완료
회장 선거전 본격화...20일 기호 추첨·27일 정견 발표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5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로 인해 의료계에 전운이 감도는 만큼, 후보들도 여기에 주안점을 뒀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월 18~19일 양일간 후보자 등록 접수를 진행한 결과 주수호, 박인숙, 박명하, 임현택, 정운용 후보가 차기 의협회장 선거 후보등록을 마쳤다.
주수호 후보자는 이미 한번 의협회장 직을 지내본 만큼 '리더십'을 강조했다.
900여명의 추천서와 함께 후보등록을 마친 주수호 후보자는 "사분오열된 의료계를 한 데 모아,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강력한 리더십의 강한 의협으로, 제대로 된 보건의료제도 만들어 보자"가 그의 슬로건이다.
주수호 후보자는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도 의료계가 제대로 방어를 못했고, 의사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의사들이 지향하는 올바른 의제를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출한 주요 공약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철폐', '사이비 의료 퇴치'인데 "공약을 만들 당시와 지금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현 의대정원 증원 등 안건을 중점적으로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박인숙 후보자는 국회의원을 지냈던 경험을 살려 의협의 대정부·대국회 소통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1200여명의 추천서를 함께 제출하며 후보등록을 했다.
박인숙 후보자는 "국회에 있는 동안 정치권과 제대로 대화와 타협이 되지 않는 의협을 많이 답답해 했다. 의협의 정치적 역량 향상은 제가 가장 제격"이라며 "정치권, 미국의료, 한국의료의 경험을 두루 살려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으로 의협회장 선거에 나왔다"고 밝혔다.
박인숙 후보자의 공약 제1번도 역시 의대정원 증원 문제다. 의대 신설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는데 "학장을 했던 경험을 돌이켜봐도 의대 신설은 절대 단 1곳도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필수의료 패키지 역시 "독소조항이 너무 많은 엉망진창"이라며 "그 자체로 굉장히 모욕적인 패키지 정책으로, 하나하나 의사들이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박명하 후보자는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간호법 저지 선봉에 섰듯, 이번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정원 증원을 향한 투쟁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800여명의 추천서와 함께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현재는 기존에 준비했던 대표 공약들이 큰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대응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박명하 후보자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어떤 희생도 영광으로 받아들이겠다"며 "각 후보들이 의사 회원을 위해 살아온 길, 그리고 이번 투쟁에서의 사심 없는 헌신을 기준으로 투표가 이뤄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서울특별시의사회장으로서 회무를 수행했던 경험을 살려 회원 참여를 이끌어내고 조직을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임현택 후보자 역시 "통상 의협회장 후보는 축하받아야 할 자리이나, 마치 전장에 나가는 심정"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짚었다.
임현택 후보자는 "지금 당장 전쟁터에 나온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을 정부가 무자비하게 탄압해 온갖 피해를 주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다.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지키겠다"며 현 사태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료계 전체가 붕괴할 상황인 만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의료계와 후배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300여명의 추천서를 함께 제출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으로서 많은 회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해 온 경험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운용 후보자의 슬로건은 "의사와 국민이 모두 행복한 사회"다.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의사와 국민 간 소통이 그의 핵심 목표다.
정운용 후보자는 "현재 한국의료는 지속가능성이 낮다. 의료개혁이 필요한데, 이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의료개혁에 개입하고 발언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결국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권익단체 성격이 강한 현 상태에서 탈피해 전문가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이 필요한 부분으로 공공병원을 일례로 들었다. 정운용 후보자는 "공공병원을 하나 만들자고 하면 얼마나 필요한지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보다는 지역 정치화가 되곤 한다. 또 공공병원이 팬데믹에서 큰 역할을 했는데 정부로부터 자금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정운용 후보자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부산경남 대표이기도 하며, 900여명의 추천서와 함께 후보자로 등록했다.
이날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차기 의협회장 선거전도 본격전으로 막을 올렸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저녁 의협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등록 사항을 공고하고, 20일 오전 11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번호결정(기호추첨) 및 공명선거 결의식을 갖는다. 아울러 27일 의협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후보자 합동설명회(정견발표)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