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OHSU 연구 결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발표
피부세포로 난자 만든 동물실험 "불임 치료 새 전략"
피부세포를 임신 가능한 난자로 바꾸는 기술이 나왔다. 아직은 동물실험 연구 결과지만,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동성 커플이나 불임부부가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OHSU) 연구진은 8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피부 세포로 배아를 생산할 수 있는 난자를 만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스코틀랜드 복제 양 돌리를 만든 것과 유사한 방식이지만 돌리가 한 부모의 복제를 만들었다면, OHSU 연구는 양쪽 부모로부터 염색체를 제공받은 배아를 만드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연구진은 쥐의 피부 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쥐의 난자에 이식했다. 이식된 피부 세포 핵은 기증자 난자 내에서 세포질(세포를 채우고 있는 액체)의 자극을 받아 염색체의 절반이 사라진다. 이 과정은 세포가 분열해 성숙한 정자 또는 난자 세포를 생성하는 감수 분열과 유사하다.
연구진은 "이 과정이 핵심 단계로, 단일 염색체 세트를 가진 반수체 난자가 생성된다"며 "다음으로 체외 수정을 통해 새로운 난자에 정자를 수정한다. 이렇게 하면 두 세트의 염색체를 가진 이배체 배아가 생성된다. 궁극적으로 양쪽 부모의 유전적 기여도가 동일한 건강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OHSU 연구진은 2022년 1월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해 쥐 3마리가 임신하도록 하는 데 성공, 연구 개념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염색체 염기서열을 꼼꼼하게 분석해 성공률을 높였다.
연구진은 "피부 세포의 핵이 기증자 난자에 이식될 때마다 염색체를 분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드물게는 일치하는 난자와 정자 염색체 쌍에서 각각 하나씩 완벽하게 분리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동 저자인 아마토 오하이오주립의대 교수(산부인과)는 "우리 기술의 장점은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데 걸리는 긴 배양 시간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인간의 난자와 초기 배아를 대상으로도 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이 기술이 임상용으로 사용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에서 각 염색체 쌍이 정확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