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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6-20 20:18 (목)
오늘부터 신분증 있어야 진료 "환자 갈등 두렵다"

오늘부터 신분증 있어야 진료 "환자 갈등 두렵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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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적용 위해선 신분 확인해야…'과태료 부과' 강제 의무
'예견된 환자 불편 호소'에 두려운 개원가 '불만·한탄'
허술한 인증 시스템도 문제...의협, 복지부-공단 연락처 배포

개원가는 환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요양기관 환자 본인확인 강화 제도 안내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견된 환자와의 갈등이 두렵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의협신문
개원가는 환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요양기관 환자 본인확인 강화 제도 안내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견된 환자와의 갈등이 두렵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의협신문

오늘(20일)부터 요양기관 환자 본인확인 강화 제도가 시작된다. 과태료까지 부과되는 강제 의무제도다. 병·의원은 진료 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기 위해 신분증 등으로 본인확인을 거쳐야 한다.

의료계는 해당 제도가 실효성 대비 국민적 불편이 크고, 환자와 의사 갈등을 유발할 거라는 우려를 지속 제기했지만 정부는 기존 계획대로 제도를 추진했다.

개원가에서는 '예견된' 환자의 불만이 가장 큰 고민거리. 아직 대국민 홍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환자와의 갈등이 두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안내문을 통해 환자의 이해를 구하는 것 뿐이다.

한 의원은 '나를 모르느냐, 내가 누구다, 나를 왜 모르느냐 하지 마시고, 20일부터 의료기관 신분증 검사가 필수입니다. 정부에서 시킨 법이라 저희도 따라야 합니다' 라는 문구를 안내문에 담아,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하소연에 가까운 안내문에 '웃기다'는 반응이 다수지만, 의사라면 웃고 넘어길 수 없는 문구. 개원가에선 시행 전부터 환자의 불만 소리가 귀에 맴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A전문의(개원의·비뇨기과)는 "어르신들에 대한 우려가 특히 크다.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을 뿐더러 휴대폰 사용에도 익숙치 않다"며 "본인확인이 어려우면, 비급여 진료 후 나중에 신분증을 가지고 오시면 환급해드린다는 설명을 해야한다. 평소 토요일 진료비 몇백원만 더 나와도 고성이 오가는데…진료 차질이 불보듯 뻔하다"고 한탄했다.

당장 본인확인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급여를 적용하지 않고 진료한 뒤 2주 안에 신분증 등으로 다시 본인확인을 하면 환급이 가능하다.

개원가 입장에서는 매달 재청구 작업을 해야 하고, 그만큼 청구절차도 늦어질 수 있다. 진료를 거부할 수도 없는 의원 입장에선 새로운 제도를 일일이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환자의 불만을 받아내고, 추가되는 행정 부담이 큰 반면 비용 대비 효과은 그리 크지 않을 거라는 진단도 나온다.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5만 건의 도용사례를 적발하고, 8억원 환수를 결정한 것을 이번 제도 시행의 근거로 대고 있다. 

애초에 도용을 방지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일뿐더러, 각 의료기관의 부담과 제도 홍보에 투입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비용대비 효과가 미비할 거라는 것이 의료계의 판단이다.

실제 건보공단은 요양기관 대상 포스터와 리플릿, 삼각대를 제작, TV·라디오 광고 등 대대적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지난 10일에도 건보공단과 대개협, 각과 회장들이 논의를 진행했다. 문제가 너무 많은 제도라고 수 없이 얘기했지만 통하지 않았다"며 "국민적 홍보가 턱없이 부족한데, 충분한 홍보를 위해 투입될 예산과 의료기관의 불편을 감안했을 때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정 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에선 확인 의무가 없다. 종합병원 역시 의뢰·회송 환자로 예외 사유에 들어갔다. 개원가에만 규제를 준 것"이라면서 "개원가는 죄인이 아니다. 죄인마냥 과태료까지 부과된 황당한 법안이라고 본다"고 불만을 토했다.

정부의 허술한 인증 시스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신분증 외 본인확인수단으로 인정되는 '모바일 건강보험증 앱'의 경우, 인증 번호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에 모바일 건강보험증이 문제없이 설치된다.

결국 허술한 인증 서비스로, 실효성은 적은 상태에서 의료기관과 국민적 불편만 가중될 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보건복지부 장관 비서실(044-202-2008)과 국민건강보험공단(033-736-3385∼7) 번호를 공개, 국민들의 불편을 해당 제도를 만든 정부에 직접 문의하라는 안내 포스터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의협은 "졸속 입법에 따른 국민과 회원의 피해는 오롯이 정부의 책임이기에 향후 의료기관에 전가되는 문제들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회 차원의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본인확인이 가능한 수단으로는 주민등록증, 외국인등록증 등 신분증 또는 전자서명, 본인확인기관의 확인서비스 등이 있다. 모바일 건강보험증(앱) 또는 QR코드를 제시로도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본인확인 예외 사유는 ▲(미성년자) 19세 미만 사람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경우 ▲(재진) 해당 요양기관에서 본인 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진료 ▲(처방약 조제) 의사 등 처방전에 따라 약국 약제를 지급하는 경우 ▲(진료 의뢰·회송) 진료 의뢰 및 회송 받는 경우 ▲(응급환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응급환자 ▲(기타) 거동 불편자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경우(중증장애인, 장기요양자, 임산부) 6가지다.

본인확인을 하지 않은 요양기관은 1차 위반 30만원, 2차 위반60만원, 3차 위반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제도 시행 초기 3개월(5월 20일~8월 20일)간은 과태료 처분을 유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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