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연대 '올특위' 간사로 합류한 임진수 의협 기획이사
"전공의·의대생이 목소리를 내기에 좋은 적기" 강조
지난 20일 대한의사협회는 산하에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구성하고 위원 구성의 절반 이상을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로 채웠다. 다만,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직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
그럼에도 올특위에는 현재 전공의가 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의협 기획이사로 새롭게 합류한 임진수 이사(32)가 그 주인공이다. 올특위에는 의협 임원으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간사를 맡았다. 그는 강동성심병원에서 외과 전공의로 트레이닝을 받다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낸 일명 '사직' 전공의다.
그의 집행부 합류 소식은 전공의 사회에서 반향을 일으켰고, 임 이사는 먼저 의협을 찾아가 임원으로 합류하게 된 배경을 동료들에게 전했다.
임 이사는 "올특위에서 전공의 의견을 대변할 생각은 없다"라며 "단 한 명의 의견이 곧 전공의 의견으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운을 뗐다. "누구에게 무엇을 약속받고 나온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전공의 패싱, 졸속 합의 같은 방식의 빠른 문제 해결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복귀해 수련을 마칠 생각이 없다는 점도 확인하며 "정부와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받을 이득은 없다. 사직서 수리를 원하는 전공의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낸 지 어언 4개월째. 임 이사도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는 "사직서 제출 한 달 후에는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났고, 의사가 아닌 친구와 대화하기 어려워지는 자리를 피하게 됐다"라며 "그런 와중에도 뉴스는 챙겨봤는데 자꾸 전공의 없는 자리에서 만나고, 심포지엄을 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으니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이 허튼짓을 하는데 모르고 당하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알음알음 의협에 문의를 했다"라며 의협을 찾게 된 이유를 전했다.
그렇게 지난 20일 의협 상임이사로 본격 합류하게 된 임 이사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일까. 임 이사는 "의협이 전공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싶은데 전공의들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전공의 안에서도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개인의 입장에서 섣불리 대답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해 의협 안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임 이사는 "대정부 투쟁을 하든, 협상을 하든 전공의와 교수, 개원의는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도 다를 수 있다. 교수, 개원의와 전공의 의견은 차이가 더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특위가 '만장일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2021년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을 역임하며 의협 정책이사로도 일을 했기에 의협의 의사결정 구조를 이미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만장일치' 결정의 어려움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
그는 "의사들이 함께 고민한다면 투쟁을 하더라도, 협상을 하더라도 가장 강력한 투쟁력과 협상력을 갖출 것"이라며 "진심으로 지금 전공의, 의대생이 목소리를 내고 듣기에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올특위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득일지 실일지, 시도해 볼 가치는 있을지 한 번만 같이 논의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