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치료 길 텄다…초음파기술 '히스토트립시' 활용

간경화 치료 길 텄다…초음파기술 '히스토트립시' 활용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7.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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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경희의대 교수·박기수 고려의대 교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논문 게재
집속초음파 이용해 간경화 조직 비침습적 파쇄…간 조직 재생 통해 간 기능 개선

■ 간경화 치료 히스토트립시 개념도
■ 간경화 치료 히스토트립시 개념도

난치 질환인 간경화 치료 방법이 새롭게 제시됐다. 

박기주 경희의대 교수(생체의공학)·박기수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핵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히스토트립시'(Histotripsy)를 이용해 간경화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파쇄하고, 주변 간 조직의 재생을 통해 간경화 치료방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간경변증(liver cirrhosis) 또는 간경화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조직이 섬유화 조직으로 변해 간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간 기능 장애로 인해 황달, 복수, 간부전, 간성 뇌증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하고, 간암의 선행 병변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화에 대한 치료는 현재 간이식이 유일하지만, 이식에 필요한 공여 장기의 부족과 간 이식 대기 중 환자 증세 악화로 인해 새로운 치료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집속초음파 기반 생체조직 파쇄 기술인 '히스토트립시'를 간경화 치료에 활용할 방법을 연구했다. 히스토트립시는 높은 음향 압력을 갖는 충격파를 사용해 초음파 초점에서 음향 캐비테이션(Acoustic cavitation)을 인위적으로 발생시켜 생체조직을 열 손상 없이 물리적으로 파쇄하는 기술이다.

■ 히스토트립시 간경화 동물 실험 결과
■ 히스토트립시 간경화 동물 실험 결과

연구팀은 고정밀 히스토트립시로 섬유화된 간경화 조직만을 물리적으로 파쇄하면, 치유 과정의 일환으로 파쇄된 간경화 조직 주변의 정상 간세포 증식이 일어나면서 간 재생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간 기능이 개선될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에 따라 간경화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하고, 90일간 추적 관찰을 통해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히스토트립시 처리 간 조직에서 히스토트립시를 처리하지 않은 간 조직에 비해 간경변증 정도가 현저히 줄었고, 간 섬유증의 지표로 알려진 단백질 'α-SMA'의 발현도 감소했다. 또 히스토트립시는 간경화가 진행된 간에서 간세포 특이지표인 'ASGR1'의 발현을 증가시켜 효과적인 간 재생 능력을 보였고, 간경화 동물에서 악화된 혈액 간기능 수치인 AST와 ALT도 감소시켜 유의한 간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90일간의 실험 기간에 모든 동물에서 히스토트립시와 관련된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박기주 교수는 "간경화 동물 모델에서 히스토트립시 치료를 통해 간경화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파쇄하고 간 재생을 촉진하면서도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간 기능 지표도 개선됐다"라면서 "이는 히스토트립시가 간경화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기수 교수는 "히스토트립시의 간경화 진행 억제와 간기능 개선 효과는 간경화로 간 이식 대기 중인 환자들의 증세 악화를 막을 수 있어 기존 간 이식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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