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3천명 설문 "전공의 사직하면, 나도 사직"

의대 교수 3천명 설문 "전공의 사직하면, 나도 사직"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7.2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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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9명 참여 설문 결과…전공의 복귀 시점 '내년 3월' 예상
하반기 모집 '우리 사직 전공의만+아예 안 뽑아' 94.2%
의대 교수가 본 전공의·의대생 우군 단체 3위 의협, 1·2위는?

전공의 사직이 현실화되고, 의대생들의 휴학·유급이 확정될 경우 실제로 사직하실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전공의 사직이 현실화되고, 의대생들의 휴학·유급이 확정될 경우 실제로 사직하실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교수직을 내려놓겠다"는 답변은 34.6%였다. [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전국 의대 교수 3039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1000명이 넘는 의대 교수가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유급 확정 시 "나도 사직하겠다"고 답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는 해당 병원 사직 전공의만 뽑겠다는 답변이 44%, 수련병원 상관 없이 하반기 전공의를 뽑기 않겠다는 답변이 50.2%였다. 대부분의 교수들이 해당 병원 사직 전공의 외 전공의 모집은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26일 전국 38개 의대 및 병원, 의대 교수 30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직 전공의' 관련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기간은 19일부터 25일까지 7일간. 구글폼을 활용해 진행했다.

"제자 없는데 교수 타이틀 의미 없다" 의대 교수 1000여명 사직 의향 밝혀

[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전공의 사직이 현실화되고, 의대생들의 휴학·유급이 확정될 경우 실제로 사직하실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교수직을 내려놓겠다"는 답변은 34.6%였다.  해당 질의에는 '특히 신중하게 해 달라'는 단서가 달렸는데, 3025명이 응답한 점을 감안하면 1000여명의 의대 교수가 실제 사직을 강행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7월 15일을 하반기 전공의 결원 확정일로 지정했다. 각 수련병원들은 이날 정오를 복귀 사직 처리 최종시한으로 전공의에 공지했고, 복귀·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는 사직처리키로 했다.

전국의대 교수들은 병원이 무대응 전공의를 일괄 사직처리한 데 부정적이었다. 66.9%는 일괄사직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2000명이 넘는 의대 교수들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찬성한다'는 답은 30.1%에 그쳤다.

의대교수 2명 중 1명 전공의 복귀 시점 '2025년 3월' 예상

사직 전공의 사직 시점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교수들이 '2024년 2월'을 꼽았다. 96.1%의 의대 교수가 내년 2월 사직 처리가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는 다수의 의대교수들이 내년 3월을 전공의 복귀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와 깊은 연관이 있다.

'전공의들의 복귀 시점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의에 49.4%의 의대 교수가 '2025년 3월'을 예상했다. 2025년에도 복귀하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 전망도 41%에 달했다. 90.4%의 의대교수가 올해 안 전공의 복귀가 불가하다고 점친 것이다.

하반기 모집 '우리 사직 전공의만+아예 안 뽑아' 94.2%

[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제공=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한 질의 결과도 눈여겨볼만 하다. 전국 의대 교수 89.2%는 병원의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답은 9.1%였다.

하반기 모집이 확정될 경우, 해당 전공의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병원 사직 전공의만 뽑겠다'는 답이 44%, 수련병원 상관 없이 하반기 전공의를 뽑지 않겠다는 답이 50.2%였다. 즉 기존 병원·과 외 전공의 지원은 94.2%가 "뽑지 않겠다"는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하반기 모집을 통한 사직 전공의 복귀 가능성 자체가 굉장히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60.9%는 '모든 과의 복귀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33.9%는 비필수·인기과 위주로 일부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하반기 모집으로 지방의료 붕괴가 가속할 것이라는 답은 무려 96.8%에 달했다. 
2900여명의 의대교수가 지방의료 붕괴 가속을 점친 것이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이유다.

'교수-전공의' 관계 악화 우려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괄사직 및 대규모 전공의 하반기 모집이 앞으로 교수-전공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라는 질의에 90.6%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자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자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의협신문

전공의·의대생 우군 단체 3위 의협…1·2위는?

전공의·의대생의 우군이라고 생각되는 단체·기구를 꼽은 설문도 흥미롭다. 의대 교수들은 우군 단체로 66.9%가 의대 교수 대표 단체인 교수협(전의교협·전의비)를 꼽았다. '없다'는 답변이 33%로 두번째, 의협은 22.7%로 3위를 기록했다.

일괄사직·대규모 하반기 모집에 책임이 큰 사람·조직을 꼽은 질의에서는 정부가 96.19%로 압도적이었다. 다음으로 53%가 선택한 수련 병원장이 2위에 올랐다. 의협과 교수협은 각각 9.6%, 9.2%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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