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 남아선호?" 박희승·유영하 의원, 의료법 개정안 발의
현행법 32주내 태아 성별 알린 의료인 '2년 징역·2천만원 벌금'
임신 32주 이내 태아의 성별을 산모에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의료인들은 '핑크 옷'이나 '장군감'이 아닌 '여자·남자'로 태아의 성별을 알릴 수 있게 된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의 성(性)을 다른 사람에 알릴 경우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 정지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29일 태아의 성별 고지 제한 시기를 16주 이전으로 완화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16주는 일반적으로 태아의 성별 감별이 가능한 시기로, 사실상 성별 고지 제한을 없앤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 역시 지난 17일 의료인의 태아 성별 고지를 제한하고 있는 의료법 제20조 제2항을 아예 삭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태어 성별 고지 제한은 과거 남아선호사상에 따라 태아의 성을 선별해 출산했던 사회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제는 국민의 의식 변화로 불필요한 법안이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올해 2월 28일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한 상황, 후속 조치로 법안 조정이 필요한 상태다.
실제 태아의 성별은 인공임신중절과 큰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에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한 여성의 97.7%는 임신 16주 전 수술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아 성별 감별은 일반적으로 16주 이후에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태아 성별이 인공임신중절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희승 의원은 "출생성비는 출산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 자연성비에 도달했다.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 위헌성을 해소하고, 부모의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려 한다"면서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영하 의원은 "현행법상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행위를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낙태 행위의 전 단계로 취급해 이를 제한하는 것은 더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항을 폐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수단이 대안 없이 일거에 없어지게 되므로 태아의 성별 고지 제한 시기를 일반적으로 태아의 성별 감별이 가능한 시기인 16주 이전으로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