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문의 '컨설턴트(Consultant)'의 근로 환경

영국의 전문의 '컨설턴트(Consultant)'의 근로 환경

  •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4.09.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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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전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부회장)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전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부회장)

영국의 의사는 NHS와 계약한 것이지 공무원 신분은 아냐 
영국의 전문의는 우리와 언어체계가 달라 '컨설턴트'라는 명칭이 부여된다. 우리나라 제도로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의 전공의와 세부전문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경우인데 전공의 수련 기간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다. 

성형외과의 경우 인턴에 해당되는 Foundation Year를 마치고 8년간 수련을 받아야 해서 의대 졸업 후 10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일부 보도에서 영국의 의사가 공무원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공무원은 아니다. 
최근 다양한 토론회에서 변호사나 사회단체 대표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영국 의사를 공무원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정작 영국 의사들은 신분의 제약을 받는 공무원을 전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 의사는 NHS와 계약을 맺은 계약직 신분으로 NHS 병원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영국 GP 역시 공무원이 아니다. 영국 의사는 NHS나 NHS Trust가 고용주가 된다. 공무원이란 정부 부처의 급여대상자이고 정부부서가 고용인이 된다. 컨설턴트의 보수는 공무원과 다르다. 그들의 경험, 책임, 그리고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추가 역할을 고려한 표준화된 급여 척도에 따라 정해진다. 

컨설턴트는 기본급여로 경력 연도에 따라 급여 범위가 정해진 급여 구조인데, 컨설턴트를 막 시작할 경우 연봉 약 93,666파운드(2023, 2024 급여 척도 기준)에서 시작한다. 경험이 풍부한 컨설턴트는 연봉 약 131,964파운드(한화 2억3천3백만 원 정도)까지 받는다. 

영국 전문의 주 40시간 기본 근무에 초과 근무시 별도 수당 '컨설턴트'로 불려  
컨설턴트의 기본 계약 기준은 주 40시간 근무이고 초과근무는 별도로 수당을 받는다. 급여는 일반적으로 컨설턴트가 경험을 쌓고 추가적인 책임을 맡으면서 매년 인상된다. 임상 우수상(Clinical Excellent Award: CEA)은 컨설턴트가 환자 치료 및 서비스 개선에 대한 뛰어난 기여를 한 경우에 추가적인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상금은 연간 수천 파운드에서 35,000파운드(한화 6200만 원)이상이다. 

컨설턴트는 정규 근무 시간 외에 응급 치료를 제공해야 하는 대기 업무와 당직 근무에 대해서도 추가 급여를 받는다. 당직 대기 작업의 빈도와 강도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진다. 그리고 임상에서 행정과 교육 및 훈련과 같은 추가 책임을 맡는 경우에는 별도의 급여나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공적 자료에 제시된 월 급여와 실제 급여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주 40시간 근무와 기본 6∼7주 휴가, 그리고 추가적인 별도의 수입과  연금제도를 우리 방식으로 보정하면 연봉은 약 4억 원이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요양기관 강제 지정은 아니다. 공공의료가 주된 형태이나 공공 병원에 취업했어도 순수 민간 사립(Private) 기관에 겸직 근무를 허용하여 다수의 NHS 컨설턴트는 NHS 병원내 별도의 사립병동이나 NHS와는 독립적인 병원에서 순수 사립 의료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순수 민간 사립 의료에서 진료는 상당한 추가 수입원이 될 수 있으며, 컨설턴트는 일반적으로 상담, 시술 또는 수술당 수수료를 청구한다. 사립 의료기관에서 약 2회 정도의 주말 근무를 할 경우 NHS 계약 근무의 월 급여와 유사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겸직에 관한 것은 NHS 고용주와 합의하여 NHS 업무를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英 컨설턴트, 은퇴 후 소득 보장률 70% 상회 대진 등 다양한 근무 조건 
NHS 연금 제도는 컨설턴트가 수입과 근무 기간에 따라 정의된 혜택 연금을 제공하는데 은퇴 후 소득 보장율이 70%를 상회한다. 이는 전체 컨설턴트 보수 패키지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들에게 장기적인 재정적 안정을 제공한다. 

컨설턴트는 대진도 할 수 있고 병원에서 임시로 근무할 수도 있다. 대진(Locum) 요금은 일반 컨설턴트 급여보다 높은 경우가 많지만, 업무 안정성이 떨어지고 정규직과 같은 혜택은 없는 임시직이다. 결론적으로 영국의 전문의는 NHS가 공공의료의 대표적인 주자이나 매우 구조화된 급여, 추가 업무에 대한 별도 지불, 순수 민간 사립 의료를 통해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지닌 형태로서 조합을 통해 총 급여를 받는다. 

NHS는 경쟁력 있는 급여와 추가 수입 가능성을 제공하여 영국의 컨설턴트의 재정적 안정에 대한 강력한 패키지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참고할만 하다. 

NHS의 합리적인 급여 제도는 공공의료 강화를 외치는 우리 정부가 본받을 점이 많이 존재한다. 휴가 부분은 우리나라가 아직 매우 후진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NHS에서 근무하는 영국 컨설턴트는 고용 계약의 일부로 유급 연차 휴가를 받는다. 

연차 휴가 자격은 NHS 직원의 표준 혜택이며 전체 보상 패키지의 일부다. 컨설턴트가 받을 수 있는 연차 휴가의 양은 NHS 내에서 근무한 기간에 따라 결정되는데 첫 7년 근무에 연간 6주(30일 근무일)의 유급 휴가이고 근무 7년 후는 연간 6주와 2일(32일 근무일)의 추가 유급 휴가가 부여된다.

NHS 일반 직원과 유사 조건의 유급 휴가 보장된 컨설턴트 연차 휴가도 법에 명시  
NHS 컨설턴트는 연차 휴가 외에도 표준 공휴일은 당연히 휴가로 인정하며, 만일 컨설턴트가 공휴일에 일해야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보상 휴가 또는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컨설턴트는 전문성 개발(professional development), 콘퍼런스 참석 또는 연구 수행 등 Academic leave를 이유로 3년 동안 최대 30일까지 유급 휴가를 취할 수 있다. 

아픈 경우 유급 병가를 받으며, 급여는 근무 기간과 병가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컨설턴트는 다른 NHS 직원과 유사한 조건과 조건으로 유급 출산 휴가, 육아 휴가, 육아 휴가를 받을 자격도 있고 유족 휴가 또는 연민 휴가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 유급 특별 휴가를 받을 수도 있다. 

법으로 정한 연차 휴가는 전액 지급되므로 컨설턴트는 휴가기간 동안에도 정규 급여를 받는다. 그리고 컨설턴트가 NHS 내에서 더 많은 경험과 연공을 쌓을수록 휴가 일수와 이에 따른 혜택은 마일리지 개념의 누진 체계를 적용받는다. 

최근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 연봉 4억을 내걸고 의사 모집을 하고 있다. 일반인 입장에서 얼핏 보면 4억이라는 연봉은 위화감이 들고 불공정하다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에서 내세우는 근무 조건과 근무 내용을 보면 외래 및 입원환자 진료와 채용자가 지정하는 업무, 그리고 일반진료 및 건강상담 등 일반의와 전문의 직무 사이를 아무런 경계 없이 오가고 있다. 개인 소득이 3억 이상이면 세율은 주민세 별도로 40%인데 손해배상보험료도 부담하고 주거비용 고려하면 월 순수익은 약 1500만 원 미만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근무 조건 중 '24시간 콜'은 큰 문제로 보인다. 줄 당직과 의료사고 본인 책임, 불분명한 휴가 규정 등 사실은 공공기관에서 '원내원 개원'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자신들이 만들어낸 조직의료인 NHS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GP나 컨설턴트에 대한 대우도 훌륭해 보인다. 

지난 5년 의대 정원도 6700명에서 9800여 명까지 증원했으나 매년 사직이나 해외 진출로 의사를 그만두는 의사가 약 1만 2000여 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영국 의사의 평균 은퇴 연령도 60세 이하인데, 무엇이 영국 의사가 공공의료의 메카인 영국 의료를 떠나게 하는지 그 내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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