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전공의 대표, 이번엔 국회 나오나? 국감 증인 논의

박단 전공의 대표, 이번엔 국회 나오나? 국감 증인 논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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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협의체 '선정된 의제' 한정하는 정부 행태 비판
"의료계·국회 빠진 '의개특위' 정리해야…할 수 있는 거 없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자수사대 참고인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의협신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자수사대 참고인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의협신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정책수석전문위원은 24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아직 여·야 협의가 이뤄진 상태는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박단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단 위원장은 앞서 이뤄진 2차례 '의대증원' 국회 청문회에 모두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불출석은 어려워진다. 현행법상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출석에 응해야 하기 때문.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시 출석 요구일 3일 전까지 국회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박단 위원장은 전공의 신분 등 대표성에 대한 일부 논란에도 불구, 여전히 전공의들을 대변하는 '전공의 대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전공의 복귀는 현재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키'. 그간 여·야를 막론, 국회의원들이 박 위원장을 1순위 참고인으로 채택했던 이유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국감 증인은 문제를 야기한 분들을 채택, 잘잘못을 따지는 경우도 있지만, 공론의 장에 나와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라는 취지도 있다"며 "의지만 있다면 참고인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그간 참석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젊은 의사의 입장에서, 대중 앞에서 전달되지 않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20일 밤 성명을 내고,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하면서 '7가지 대정부 요구안'을 채택했다. 요구안에는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와 부당한 겁박에 대한 정부의 사과 등이 포함됐다.

전공의들의 요구는 대거 사직 후 반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상태다.

조원준 전문위원은 "의료계에서 얘기하는 '백지화'가 단순한 정원을 0으로 만드는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진짜 어떤 협상안, 조정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교섭이 가능한지에 대한 부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단 위원장의 국감 출석이 이뤄질 경우, 국회 차원의 조정과 협상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단 위원장이 일정 부분의 협의 가능성을 보일 경우, 국회는 이를 기점으로 중재 역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정책수석전문위원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정책수석전문위원 ⓒ의협신문

국회, 그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야당으로서 의료사태에 대한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으로서의 한계가 있어 답답하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조 위원은 "의석 수가 많은 정당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특히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의 경우,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인물 중 하나"라며 "중재를 위해선 국회가 정부를 견인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가 국회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정부의 태도가 너무 경직돼 있다. 야당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약속할 순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최종 결단은 용산의 몫이라는 의견. 다만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낼 경우, 용산 역시 입장 변화를 고려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와 야당은 중간 매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란 다짐도 전했다.

정부·용산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이야기하면서, 논의 테이블에 '선정된 의제'만 올릴 것을 전제하는 행태에 대해선 비판 목소리를 냈다.

조 위원은 "2025년 의대 증원이건 2026년 의대증원이건 협의체 테이블에서 논의조차 할 수 없게 하면 안 된다. 2025년 의대 정원 재조정이 불가능하다면, 일단 의제를 올린 후에 안 된다고 의견을 내면 된다"며 "문제의 본질이 너무 숫자에만 쏠리고 있다. 낙수효과에만 기댄 정책은 문제가 있다. 공공·필수·지역의료에 대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료계와 국회가 빠진 반의 반쪽짜리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정리해야 한다고 봤다. 각종 의료개혁 정책이 예산 투여와 법 개정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국회와 당사자인 의료계가 빠진 상태에서는 어떤 것도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조 위원은 "의개특위는 정리한 후 공론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협의체가 만들어진다면, 의개특위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의개특위 마음대로 정한 내용을 국회에 던지는 것은 맞지 않다. 국회는 정부의 뒤처리반이 아니다. 정부가 협의체 테이블에 들어와서 이런 정책을 왜 어떻게 설계했는가를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의료계 역시 정부의 양보를 끌어낸다면,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문제"라고 조언했다.

협의체 구성 시, 의료계 참석자에 대한 대표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선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 종주단체라는 대표성이 있다. 부정할 수 없다. 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대표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의료계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단체가 들어왔으면 한다. 너무 마이너한 단체를 수용할 생각은 없다. 학회·교수 단체 등 의료계 내에서도 '대표성이 있다'고 느낄만한 그룹이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0월 7∼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을 대상기관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10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산하기관, 16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17일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료기관평가인증원·국립중앙의료원·국립암센터·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에 대한 감사가 이뤄진다. 종합감사는 10월 23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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