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질감 분석 해마·편도체 미세구조 변화 확인...증상 개선 연관성 밝혀
서울대병원 김민아 교수팀 '전기경련요법' 뇌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완화 간 상관관계 확인
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가 증상 개선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아 교수팀(제1저자 최유진 전공의)은 MRI 질감 분석법을 활용,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회색질 미세구조 변화와 증상 심각도 변화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IF=9.6)]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조현병은 환청·망상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정신질환. 조현병 환자의 약 30%는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이 있다.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뇌에 전기 자극을 주어 경련을 유도하는 전기경련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치료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MRI 질감 분석법은 기존 뇌 부피나 두께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조직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 GLSZM(회색 레벨 크기 영역 매트릭스)를 사용해 뇌의 미세구조 변화를 평가한다.
연구팀은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 36명,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27명, 건강한 대조군 70명을 대상으로 MRI를 촬영한 뒤 각 그룹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군에서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 질감 지표(GLSZM large area emphasis)가 변화했고, 이 변화는 조현병 증상 심각도 개선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약물치료 환자군과 전기경련요법 및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병행군에서만 뇌 회색질의 질감 변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미세한 조직 변화를 유도해 증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최유진 전공의(제1저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경련요법이 해마와 편도체의 미세구조 변화를 일으키며, 이 변화가 조현병 증상 개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결과는 전기경련요법의 치료적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아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범위한 뇌기능 조절법에서 벗어나,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특정 핵심 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세밀하게 규명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차세대 표적 뇌기능 조절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