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E. Niederhuber 지음/강진형 옮김/바이오메디북 펴냄/4만원
면역학은 어렵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 중인 학생들이나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암을 치료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도 그렇다.
그러나 이제 면역학은 그렇게 먼 곳에 있는 학문이 아니다. 2010년대 등장한 면역항암제가 암 치료의 주류를 이루면서 면역종양학 역시 주요 학문으로 자리잡았다. 그렇지만 실제 임상에서 면역항암제들이 암 환자에게 투여됐을 때 어떻게 인체 면역계와 반응해서 항암 효능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쉽지 않다. 의료진이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서 많은 고민과 맞닥뜨리게 되는 이유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야연구소, 미국 미시간대, 존스홉킨스, 스탠포드, 국립암연구소 등에서 면역종양학 연구를 이어온 John E. Niederhuber가 대표 집필을 맡은 <임상 면역종양학>이 출간됐다. 강진형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우리글로 옮겼다.
면역항암제에 이어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BsAb), 이중 특이적 T세포 결합체(BiTE),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들이 새롭게 도입되고 있지만 어떤 병용요법이 어느 정도의 항암 효과를 나타낼 지 가늠키 어려운 현실이다.
인체의 면역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신약 개발이나 기존 약물과의 병용요법 개발은 어렵다. 인체 면역계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협력하고 외부 병원체나 암세포에 대해 반응하는 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근복적인 기전을 이해해야만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나 새 병용요법에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림프계의 발달과 구조 ▲면역글로블린의 화학, 구조 및 기능 ▲암 별병 원인과 관리에서 보체 시스템의 역할 ▲암과 선천성 면역의 과학 ▲종양 항원성과 비 자기로서의 암 ▲종양 면역 감시 ▲적응형 면역의 필수 요소와 암 면역학과의 관련성 ▲암-면역 탐지를 회피한다 ▲암에 대한 백신과 적극적인 예방 접종 ▲암 면역 치료의 주요 임상 구성 요소들(세포 매개 면역 조절 기전들) ▲마이ㅡ로바이옴과 암 면역 요법 ▲면역 치료제의 임상 적용 ▲코로나19가 암 면역요법 및 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부록으로는 면역학 및 면역종양학 관련 용어 해설집과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 CAT-T 세포 치료제 등 최신 암 면역치료제에 대한 미국 FDA 허가사항(2024년 9월 기준)을 각주로 실었다.
강진형 교수는 "면역종양학은 최근 가장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학문이며, 우리 몸의 면역계는 암치료의 종결자이자 암이라는 커다란 벽을 허물 수 있는 가장 고도화된 무기다. 많은 연구자들이나 임상전문가들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면역종양학을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암 치료와 연구에 적용하는 데 이 책이 도움되기를 바란다"라면서 "번역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분야는 임신 기간 중 산모와 태아 사이에서 자기와 비 자기를 구분하는 면역체계, 아직도 모든 과정이 알려지지 않은 항원 제시 세포에서 항원성 펩타이드를 주요 조직 적합성 분자와 함께 제시하는 세포 내 과정, 제시된 항원결정부를 T세포 수용체가 어떻게 인식하는 지, mRNA에서 펩타이드까지 종양 신생 항원이 생성되는 기전, 몸속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계와의 관계 및 이들이 어떻게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지 등이다"라고 전했다(☎ 02-763-9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