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검사·MRI 등 비해 사망률 예측 성능 우수…'ECG Buddy'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
분당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교수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발표
인공지능(AI) 심전도(ECG)로 심부전 환자의 단기·장기 사망률 등 예후를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으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 호흡곤란과 극심한 피로감·운동능력 저하·부종 등을 유발한다.
심부전 진단과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심전도·흉부 X선·심장 초음파·심장 MRI 등 정밀 검사를 해야 하지만 시간·비용 등으로 임상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진·윤민재·최동주(순환기내과)·김중희(응급의학과) 교수팀과 세브란스병원(이찬주·강석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급성 심부전 환자의 심전도를 AI로 분석, 장단기 예후를 예측한 연구결과를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
공동연구팀은 4만 7천 건의 심전도 검사 결과를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급성 심부전 환자의 단기 및 장기 예후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심장 쇼크·심정지·좌심실 박출률 감소 등 심장 관련 지표를 숫자로 나타내는 AI 기반 정량적 심전도(QCG) 모델을 활용, 분당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1254명의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적용했다.
입원 중 심장 원인으로 말미암은 사망을 예측한 결과, AI 기반 정량적 심전도가 피검사(NT-proBNP)나 심초음파 좌심실 박출률 등에 비해 높았다. 장기 사망률 예측률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해 간편한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심부전 환자의 예후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심전도의 활용을 고도화하고, 심장병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의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솔루션(ECG Buddy)은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에서 평가유예 신의료기술(심전도 이미지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부정맥 진단보조, 응급 상황 및 심기능 이상 위험 예측)로 선정, 2026년 10월 13일까지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평가유예 신의료기술은 식약처의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새로운 의료기술 중 조기에 임상도입이 필요한 기술로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해 임상근거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ECG Buddy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심전도 이미지를 촬영하면 알아서 분석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으로도 개발됐다. 11가지 심장리듬을 분류할 수 있어 심방세동과 같은 일반적인 부정맥뿐만 아니라 진단하기 어려운 심각한 부정맥 감별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급성 심부전뿐만 아니라 안정형 협심증 환자의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다양한 심장 질환 예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데스크톱에서도 단축키만 누르면 알아서 심전도 이미지를 분석해 주는 간편성이 특징이다. 다양한 전자의무기록 연동이 가능하며, 분석 결과에 임상 정보를 추가로 메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