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미생물학회 "병원 환경에서 장기간 생존 의료기관 감염 주 원인"
기존 항진균제 내성 강해…MALDI-TOF MS 등 최신진단 기법 필요
고병원성(Clade I형) 남아시아형 유입…중증환자 사망률 30∼60% 이를 수도

신종 다제내성 진균 Candida auris(C. auris)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C. auris는 최근들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임상미생물학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다제 내성 진균 C. auris에 대한 법정감염병 지정과 감시 강화 필요성을 되새겼다.
C. auris는 지난 2009년 일본과 한국 환자의 귀 분비물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집단 감염 및 침습성 감염 사례가 다수 보고되는 등 세계적인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균은 다제내성(MDR) 특성을 가지며, 병원 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어 의료기관 감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저병원성의 동아시아형(Clade II형) 균주가 발견됐으나, 최근 항진균제 내성이 높고 중증 감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고병원성의 남아시아형(Clade I형)과 같은 해외 유입 균주의 사례도 보고되면서 추가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C. auris는 혈류감염 등 침습성 감염을 유발하고, 병원 내에서 쉽게 전파되며, 의료진 및 환경 표면에서 장기간 생존 가능해 감염 관리에 큰 부담이 된다. 한국에서는 1996년 혈액 검체에서 분리된 사례가 있으며, 이후 여러 의료기관에서 귀 분비물 및 혈액에서 검출됐다.
신종희 전남의대 교수팀(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은 지난 2011년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C. auris에 의한 혈류 감염을 보고했다. 이 연구는 C. auris가 단순한 표재성 감염원이 아닌, 침습적인 전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체임을 처음으로 의학계에 알린 중요 연구로 평가된다. 특히 3례 중 1례의 원인균은 1996년에 혈액에서 분리됐으나 균종이 확인되지 않았던 균주로서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C. auris로 확인됐다. 이 균주는 세계 최초로 확인된 C. auris로 여겨지고 있다.
C. auris 감염은 주로 면역저하 환자, 장기 입원 환자, 카테터 및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에서 발생하며, 혈류 감염, 상처 감염, 요로 감염 등을 유발해 중증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30∼60%에 이른다.
진단 자체도 어렵다. 기존 생화학적 방법으로는 잘못 동정될 가능성이 높아 MALDI-TOF MS 등의 최신 진단 기법이 필요하다.
기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도 강하다. 플루코나졸(Fluconazole)에 대한 내성률이 62% 이상이며, 일부 Clade에서는 암포테리신 B, 에키노칸딘(Echinocandin) 계열 항진균제에도 내성이 확인됐다.
일반적인 소독제로는 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 감염관리와 환경 소독이 매우 중요하다.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어, 손이 오염된 경우 반즈시 비누와 물로 씻어야 한다. 적절한 소독제 선택도 필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권고하는 EPA List P에 해당하는 소독제 사용이 권고되며, 대체제로는 List K(C. difficile 포자소독제)에 해당하는 소독제 사용도 가능하다.
의료진의 감염관리 및 환경소독에 대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또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군 종사자들에게도 C. auris 감염예방 조치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
신종희 교수는 "C. auris는 진균이지만 다제내성세균처럼 병원내 전파력이 강하고 기존 소독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을 쉽게 획득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감염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2022년 고병원성 C. auris 균주의 국내 첫 병원내 집단감염이 보고된 이후, 국내 여러 병원에서 고병원성 C. auris 유입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만큼, C. auris 감염병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