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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취약 지역에 내가 할 일이 있다

의료취약 지역에 내가 할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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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2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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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문영 회원(대구시 보건위생과장)

<안문영 회원>

이름

안문영(50)

소속

대구시 보건위생과장

경력

1999~

대구시 보건과장

 

1993~1999

경상북도 청송군 보건의료원장

 

1993

경북대학교 보건관리학 박사과정 졸업

 

1989~1993

경기도 연천군 보건의료원장

 

1987~1989

순천향의과대학 한국모자병원 선임연구원

 

1984

순천향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전공의 수료

 

1980

경북의대 졸업

 

"인생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존경하는 선생님"
김덕원 회원(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공보의 시절 처음 안문영 선생님을 뵈었으니, 안 선생님을 안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공보의 시절 이후 거의 뵙지 못했는데도 이렇게 연을 이어오고 있는 걸 보면 안 선생님과 저와의 인연도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가 공보의로 연천에 갔을 때, 마침 지역보건의료체계 시범사업이 시작됐죠. 당시 안 선생님은 연천군 보건의료원장으로서 시범사업을 전두지휘하셨는데, 그 때 선생님이 보여줬던 열정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눈빛이 달랐다고 할까요?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안 선생님의 진실한 마음과 열정, 신념 등은 눈을 보면 잘 알 수 있었죠.
제가 비록 젊지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꼽으라면 공보의 시절을 꼽을 수 있을 만큼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안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안 선생님은 지역보건의료를 바라보는 눈, 의사로서의 역할, 지역주민과 함께 일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 이후로도 가끔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선생님에게라면 어떤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안 선생님은 저의 좋은 인생 선배이십니다.
지금도 지역주민을 위한 보건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힘주어 강조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안 선생님, 꼭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하는 안문영 과장. 하지만 인터뷰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누구보다 그는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석'에 대한 신뢰감을 더욱 높여줬기 때문이다.

안 과장은 전국에 '오지'라고 이름 붙은 곳을 두루 거쳤다. 1982년 순천향의대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을 때 충청남도 서산에 간 이후로, 충청북도 음성, 경기도 연천, 경상북도 청송 등 20년 가까이 전국을 누빈 다음 1999년에야 가까스로(?) 대구에 정착했다. 그 역시도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니라, 대구다.

"그건 선택이었어요. 임상의학보다는 예방의학을, 교수보다는 연천군을, 중앙 정부부처보다는 보건의료원을, 서울보다는 대구를 선택했죠. 그렇지만 전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에요. 제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 선호도 등이 반영된 거죠."

당시 연천군이나 청송군 같은 곳은 정부가 의료소외 지역을 해소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차관병원을 유치할 때조차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곳이었다. 그런 곳에 보건의료원장으로 취임하다니, 단지 선택이 아닌 뭔가가 있으리란 생각이 든 건 당연하다. 게다가 시골로 들어갈 때 마다 그곳에 뼈를 묻으리라 작정하곤 했다니 말이다.

"시골 같은 의료취약 지역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정된 재원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잘 꾸려서 성공적으로 지역 보건의료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전에는 지역보건의료사업은 전염병 같은 특정 문제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전주민을 대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을 시기니 한창 의욕이 넘쳤죠. 물론 젊은 놈의 치기어린 자신감도 있었겠죠. 그렇지만 후회가 없을 정도로 참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 당시 함께 연천군에서 일했던 동료들이 이제는 보건복지부에서 중역이 됐다. 반면 그는 광역시이긴 하지만, 여전히 지방도시인 대구에서 보건의료 사업에 뜻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 올 초 대구지역 예방접종 시범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예방접종 시범사업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아요. 처음엔 1년 동안 진행하기로 했던 시범사업이 사실상 6개월만에 흐지부지될 위기에 처했어요. 아직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시범사업 예산 반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보건복지 예산이 국가 예산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데야 어쩔 수 없지만, 새로운 체제에 적응할만 하니까 6개월만에 없던 일로 하자며 취소해 버리면 주민들이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안 과장은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실망감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단다.

요즘은 '공공의료확충'이란 큰 목표 아래 도시 보건지소 사업이나 보건소 기능 확대 등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여러가지 육성책이 제안되고 있지만, 정작 90%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정책은 미비한 실정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가 공공의료확충 정책을 펴면서 일선 개원의사들이 진료권 축소에 대한 우려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은 건강증진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의료기관과 공공의료기관의 역할 정립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지만 건강증진과 임상진료가 무 자르듯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니듯,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잘라 나누기 보다는 서로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구에서 진행하는 고혈압·당뇨 관리 사업에는 개원의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비록 참여하는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마땅한 보상이 없으니 한계는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근차근 꾸준히 건강증진 사업을 진행해나가고 있다.

"이제 막 출발하고 있는 단계에요. 그래도 많은 개원의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낮은 수가에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의사들에게 공무원인 제 입장에서 뭘 더 부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죠. 예를 들어, 만성질환자가 평소엔 어떤 문제들을 갖는지, 가족들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지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이죠. 그게 바로 의사가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한발짝 다가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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