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학, 한국의학 패러다임 바꿀까?

통합의학, 한국의학 패러다임 바꿀까?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6.03.2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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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반건강상태 미병- 질병으로 삼원론적인 접근
한국 정통의학 지각변동 예고…초대회장 변광호 교수

정통서양의학과 한의학·보완대체의학의 장점을 통합해 새로운 한국형 메디컬 패러다임을 만들고, 보건의료서비스를 한차원 높인다는 기치를 내건'한국통합의학학회'가 21일 정식 출범했다.

기존 의학 및 의료 분야 판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의학과 한의학·간호학·심리학·영양학·운동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날 가톨릭의대 의과학연구원에서 '한국통합의학학회 창립총회 및 발기인대회'를 열고 다학제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해, 보다 나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인류에게 제공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초대 회장에는 변광호 교수(가톨릭의대), 부회장에 민병일 교수(경희의대), 감사에 양병환 교수(한양의대), 김덕곤 교수(경희한의대)가 각각 선임됐다.

통합의학은 전인의료를 지향하면서 웰빙을 목표로 생활습관 즉 심신·영양·운동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이다.

서양의학은 건강과 질병이라는 이원론적인 개념으로 건강과 질병상태를 파악하고 있는데 비해 통합의학은 건강과 질병 틈새에 반건강상태인 미병이 있는 삼원론적인 개념 속에서 미병을 치료 및 연구 대상으로 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미병은 크게 자각증상이 있으면서 검사는 정상으로 나오는 저림·냉증·어지러움·권태감·통증·무기력감 등과, 자각증세는 없지만  검사상 이상이 체크되는 비만·고지혈증·고혈압·무증후뇌경색·지방간·대사증후군 등으로 대별된다.

보완대체의학회나 건강증진학회가 현대의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현대의학적인 시각으로 질병 예방과 치료에 접근하고 있는데 반해, 통합의학학회는 각 학문 종사자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학문적인 장점들을 과학적인 근거로 융합시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철학이 다르다.

21세기 들어 현대의학의 한계를 인지하면서 한의학 및 보완대체의학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는데, 지난10여년 전부터 과학적 근거를 갖춘 보완대체의학 및 한의학의 장점들과 현대의학의 장점을 통합한 통합의학이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핫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에선 가톨릭의대가 처음 통합의학과를 개설, 한의학 및 보완대체의학을 정규 교과과정에 넣어 강의하고 있는가 하면 보완대체의학의 작용기전·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변광호 초대 회장은 이날 '통합의학 전망'이란 강연에서 "의과학이 계속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학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보완대체의학 등에 대한 관심과 이용을 증폭시키게 됐다"고 밝히고"미국 등 선진국은 보완대체의학 및 한의학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과학화를 위한 연구와 교육을 해 임상에 적극 활용하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 회장은 "통합의학은 생활습관의학의 핵심을 이루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이라고 소개하고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 진입·고령화 속도 세계 1위·노인의료비 매년 20% 증가· 건강보험진료비 해마다 10% 증가·2008년 이후 국민연금 수혜자 폭발적 증가 등을 고려 할 때 미병의학 및 통합의학의 중요성이 정부와 국민·건강 관련 전문인들 사이에 인식돼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통합의학학회는 앞으로 5∼6년 안에 통합의학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정부를 설득해 범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도록 힘써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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