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 서울의대 교수팀, 동물실험 통해 '미노사이클린' 효과 밝혀내
네이처 자매지 '신경정신 약리학'에 발표…3년내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는 항생제의 일종인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이 치매 예방 및 치료 효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유헌 서울의대 교수팀은 미노사이클린이라는 물질이 뇌 신경세포 파괴를 막고 인지 및 기억기능을 높여줌으로써 치매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 네이처 자매지인 '신경정신 약리학'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서 교수팀은 시험관 및 치매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미노사이클린이 치매에 걸린 뇌에서 과도하게 생성돼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및 C단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진핵세포 단백질 번역 시작인자 2α(eIF-2α)'의 인산화를 감소시키고, 세포 사멸 효소인 '캐스파제-12'의 활성화를 막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핵세포 단백질 번역 시작인자 2α는 세포 내에서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처음 번역 시작을 유도하는 것으로, 이것이 인산화되면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아 세포가 죽게 된다.
미노사이클린은 또 베타 아밀로이드 및 C단 단백질의 억제를 통해 이 단백질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효소인 '캐스파제(caspase) 12'를 활성화하는 것을 막아 역시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서 교수팀은 독성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주입한 동물과 치매를 유발시킨 형질전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미노사이클린이 인지 및 기억력을 향상시켜 치매를 치료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서 교수는 "미노사이클린은 현재 감염질환 치료 약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독성을 검사하는 임상 2상과 3상을 마치면 이르면 3년 이내에 치매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