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응시생 미스터리

의사국시 응시생 미스터리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9.01.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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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월 의사국가시험이 치러질 때쯤이면 늘 '의사국시 응시생 미스터리'에 빠지게 된다. 의사국시 응시생 미스터리는 대략 이렇다.

올해 의사국시 응시생은 지난해 4028명보다 줄어든 3749명이다. 2005년 응시생 3717명·2006년 3816명·2007년 3765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4000명을 돌파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한해 3700~3800명이 시험을 봤다.

지난 10년간 의대 정원은 3000명대 초반을 유지했다. 현재 의대 본과 1학년생과 의학전문대학원 1학년생을 합쳐 3058명이 법정 정원이다. 그런데 응시생은 왜 늘 3000명대 후반을 유지하는 걸까. 심지어 지난해에는 어떻게 법정 정원보다 거의 1000명이나 많은 응시생이 시험을 볼 수 있었을까. 미스터리다.

의사국시 합격률이 90%를 넘나들었다고 보면 한해 300여명의 의사국시 재수생이 추가로 시험을 봤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그래봤자 법정 정원 3058명과 합쳐 3400명 수준이다. 그럼 해마다 법정 정원 보다 300명에서 많게는 600명에 육박하는 응시생들은 누굴까.

법정 정원보다 10%에서 20%까지 많은 응시생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각 대학들이 '정원 외 입학'을 뽑기 때문이다. 외교관 자녀에 대한 특례편입학이나 각종 학사편입학 등이 전형적인 '정원 외 입학'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료계는 '의료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대 정원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피터지게 싸웠다. 그래서 얻어낸 것이 정원의 10% 감축.

그러나 힘들게 감축한 10%보다 많게는 2배나 많은 정원외 입학생이 그동안 한쪽에서 발생하고 있었던 셈이다. 의료계로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일 거다.

뭐 불법이 아니니깐 비난할 수 만은 없다. 다만 이제 최소한 한해 몇명이 정원 외로 입학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내봐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의사 배출 정도는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다. 무려 법정 정원의 10~20% 정도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의대 정원 안으로 편입되는 지금의 상황은 사실 '미스터리'라기보다는 '넌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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