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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 집행부 출범에 즈음해

시론 새 집행부 출범에 즈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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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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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순성(서울 성북구의사회장)

경만호 전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의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을 축하한다.

경만호 회장 당선인은 2만 서울시의사회장과 의협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서 낙선 후 와신상담 끝에 어렵게 재기에 성공했다.

그동안 경 당선자는 대한결핵협회 부회장·동북아메디컬포럼대표·대통령자문위원·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맡아 의협을 이끌어갈 능력을 키워온 것으로 안다.

경 당선자는 지난해 말 의료수급체제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며 국민건강보험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감사를 청구하기 위한 국민감사청구인을 모집하는가 하면, <벼랑 끝 한국의료-길 없는 길을 찾아>란 저서를 출판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여줬다.

3년 전 장동익 전 회장이나, 1년 8개월 전 주수호 회장 등 소수의 지지로 당선된 회장들은 일부 업적에도 불구하고 극렬한 반대파들의 상식에 벗어난 흔들기와 방해로 임기 내내 고전을 해야 했다.

그 결과 의사단체는 오합지졸이라는 이미지로 정치권과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해야 했으며, 피해는 대다수 회원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경 당선자 또한 9만 회원 중 겨우 6081표를 득표, 주수호 후보보다 불과 474표차로 어렵게 당선증을 받게 됐다.

회원들 저변에는 과거 의협 회계부정과 무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극복할 수 없는 의료 현실로 인한 기대감의 상실과 자포자기로 인해 누가 의협회장이 되더라도 희망이 없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면서 사상 최저의 투표율로 이어졌다.

간선제의 단점과 직선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시 간선제를 택하지 않을 수 없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누가 의협회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희망대로 개선하는 일이 쉽지 않다.

잘못된 의료제도 수급구조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고는 하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관료사회, 의료의 형평성 논리에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시민단체, 30년 전의 잣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강력한 통제와 규제의 틀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그러나 의료계에도 변화의 희망은 있다고 본다. 2002년 월드컵 때의 히딩크 감독이나 2009년 WBC의 김인식 감독 같은 뛰어난 경륜·실력·리더십을 발휘하고,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처럼 피나는 노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한다면 흩어진 의료계를 단결시켜 의료제도를 개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 집행부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고, 의료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해 주길 바란다. 새로운 정부시책이 발표된 후에야 허둥대며 대응한다거나 회원들을 동원해 투쟁으로만 몰아가서도 안 된다.

의협회장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오만과 독선에 빠지거나 몇몇 공신들의 장막에 둘러싸여 안이한 상황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학연이나 지연에 연연하거나, 오만과 독선으로 화합의 정신이 결여되거나,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새 의협 집행부 임원들은 앞으로 3년 동안 철저히 자신을 희생해 이 땅에서 의사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경 당선인은 구의사회와 시의사회를 이끈 경험이 있는 만큼 회원가입과 회비수납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 것이다.

회원들의 피 같은 회비를 알뜰하게 쓰고, 투명한 회계와 회무를 집행하는 것이 회원참여율을 높이는 최선책이다. 경 당선인은 대한민국 9만 의사회원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회무를 집행해 주길 기대한다.

부디 3년 후 성공적인 의료제도 개선이라는 업적을 남기고 9만 회원의 박수와 환호 속에 퇴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9만 회원과 모든 의료계의 지도자들도 비난과 비방을 중단하고 의협 회무에 협조해야 한다. 모든 책임을 의협에만 미루지 말고, 일선에서 미가입 회원의 의사회 가입을 독려하고, 회비수납률을 100%로 끌어올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의협신문의 입장이나 편집 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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