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간 이식도 생존율 높아... 만성신부전 환자에 '희소식'
신장이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앞으로 부모·자식 등 혈연이나 조직접합형이 잘 맞는 공여자를 찾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리학적으로는 타인에 불과한 부부간 신장이식의 생존율과 조직적합형이 잘 맞는 신장이식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 교수(이식외과) 연구팀은 지난 20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시된 배우자 공여자에 의한 신장이식 77예와 조직적합형이 잘 맞는 비혈연 공여자에 의한 신장이식 386예를 비교한 결과 3년 생존율이 80.9%, 81.6%로 각각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5년·10년 생존율도 각각 77.4%와 73.1%, 60.6%와 58.5%로 나타나 5년 이상 생존율은 오히려 배우자간 이식이 더 높았다.
생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부모-자식간 이식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이 부모공여자에 의한 신장이식 192예를 분석한 결과 3년 생존율 86.8%, 5년 생존율 80.3%, 10년 생존율 67.7%로 각각 나타났다.
이처럼 배우자간 신장이식 생존률이 높은 이유는 과거에 비해 효과 좋은 면역억제제가 많이 개발됐고, 면역검사방법이 발전해 급성거부반응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졌기 때문. 학계에 따르면 과거 30~40%에 달하던 급성거부반응이 최근 10% 내외로 감소했다.
양철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배우자와 같은 타인이 신장이식 공여자로서 충분히 적합하며, 의학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공여자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특히 정서적으로 볼 때 비혈연간 이식 환자에 비하여 면역억제제 복용에 대한 순응도가 높고 부부간에 수술 후 합병증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등 유리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논문인 'Nephron-Clinical Practice'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