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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불량성빈혈과 만성신부전 동시 치료 최초 성공

재생불량성빈혈과 만성신부전 동시 치료 최초 성공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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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30대 여성 수술 3개월째 상태 양호

▲곽 씨(가운데)의 이식 수술을 집도한 장기이식센터 문인성 교수(왼쪽)와 재생불량성빈혈 치료를 담당한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오른쪽).
국내에서 난치성 혈액질환인 재생불량성빈혈과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를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병원장 황태곤)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양철우(신장내과)·문인성(이식외과) 교수와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 교수팀은 최근 재생불량성빈혈을 치료 받던 중 신장기능이 저하돼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한 곽모 씨(여·34)를 신장이식과 면역억제요법으로 동시에 호전시켰다고 20일 밝혔다.

2008년 말경 부터 만성신부전을 앓아 온 곽 씨는 이듬해인 2009년 6월에는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으며, 2010년 9월부터는 복막투석을 시작했다.

적혈구·혈소판 수혈과 복막투석만으로는 지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신장이식과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직형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구하려 했다. 하지만 적합한 공여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 유전 형질이 50% 일치하는 어머니를 공여자로 정하고 두 가지 이식수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문제는 신장이식과 골수이식 중 어느 수술을 먼저 하는 것이 환자에게 안전한지 여부. 골수이식수술의 성공률은 약 70% 정도이지만 이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환자일 경우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골수이식 시 충분한 약제를 투입하지 못해 면역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복막투석 때 사용되는 도관을 통한 감염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신장이식 수술을 먼저 할 경우 출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정상인 사람의 혈소판이 15만 여개정도이나 곽모 씨의 혈소판은 5000 여개에 불과했던 것. 신장을 절제하거나 혈관을 연결할 때 출혈이 발생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교수팀은 혈액내과·이식외과·신장내과 등 의료진과 수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신장이식을 먼저 하고, 이식신장기능이 안정되면 조혈모세포이식을 하기로 결론내렸다.

지난 1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곽 씨는 적혈구·혈소판 투여 없이도 골수기능이 서서히 회복돼 이식 후 3개월이 경과한 현재 수혈 없이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이종욱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은 "신장이식 수술 후 골수기능이 서서히 회복된 것은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뒤 골수에 해로운 요독증이 사라지고, 거부반응 예방을 위해 투여한 면역억제제가 재생불량성빈혈 치료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은 "두 가지 난치성 질환을 동시에 가진 환자의 이식수술이라 위험부담이 높았으나 의료진들의 긴밀한 협진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성모병원은 2010년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신부전을 함께 앓은 환자에게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실시했으며, 2002년에는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게 간이식 등 고난이도 장기 이식 수술을 성공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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