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자법인, 의료 왜곡에서 파괴로 가는 단계"

"영리자법인, 의료 왜곡에서 파괴로 가는 단계"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13 19:3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용선 의원협회장, 13일 대전협 정책토론회서 원격의료 등 부작용 진단

▲ 윤용선 의원협회장.
"보건의료 고유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복지의 일부분으로 보던 게 의료 왜곡이라면, 산업적 측면에서 의료를 보는 작금의 시각은 의료 파괴입니다."

원격의료 시행법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 산업화는 의료의 근간을 파괴하는 정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윤용선 대한의원협회장은 1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주최 정책토론회에서 '원격의료, 영리자법인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이 같이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격의료와 영리자법인 추진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연 그는 거시적인 시각에서 저부담과 저수가, 저급여로 유지돼온 보건의료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국내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비율은 10%대, 공공의료비 비중은 55.3%으로 OECD 평균인 72.2%에 크게 못 미친다. 이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기형적으로 파생된 제도가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와 저수가 부담구조라고 윤 회장은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 중인 원격의료와 영리자법인은 의료질서 파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윤 회장은 "원격의료로 의료기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대화되면 개원가가 몰락하고, 이는 결국 전체 의료계의 몰락을 가져오게 된다"며 "영리자법인의 경우 민간자본에 의해 의료의 본질이 변질되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동안 정부는 보건의료는 복지의 한 파트인양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산업의 부류로 보려 한다. 의료왜곡에서 파괴로 가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공공의료 재원 확충을 요구하고, 공공 의료기관과 민간 의료기관을 구분해 위상을 제고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시민사회단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건강보험 하나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종명 팀장 또한 원격진료가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보건복지부측 홍보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광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팀장은 "원격진료가 갖고 있는 장점인 편리성 외에 안전성과 원격진료의 질은 우수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이는 많은 국제 연구들에서 밝혀지고 있는 팩트"라면서 "원격의료에 투입되는 돈을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와 잘못된 의료제도를 정상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정부 투쟁에서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전공의들이 최근 문제시된 보건의료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리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는 일선 전공의 50여명이 참석했다.

장성인 대전협 회장은 "오늘날 전공의들은 일반인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주100시간 근무를 감내하며 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갖는 영향력이 큰 만큼 이를 사용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보다 정확하고 책임감 있는 판단을 위한 토론의 장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