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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몰린 세브란스, 재단 상대 총력투쟁

벼랑끝에 몰린 세브란스, 재단 상대 총력투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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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500여명 교수 비상 궐기대회...이사장 퇴진 요구
27일 이사장·총장실서 피켓시위 등 모든 수단 동원키로 결정

▲ 연세대 의대 및 치과, 간호대학 교수들이 21일 오후 연대의대 대강당에서 열린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 비상궐기대회'에서 연세의료원장 임용과 관련, 자율권 수호를 결의하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연세재단 이사회가 연세의료원장을 재단에서 직접 임명하겠다고 하자 연세의료원 교수들이 재단과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치과대학·간호대학 교수 500여명은 21일 오후 6시 연세의대 강당 및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당에 각각 모여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 비상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세브란스 교수들은 지난 4월 29일 의료원장 및 의과대학장 직·간접 선거를 금지한 재단 이사회 결의는 명백하게 세브란스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이를 규탄했다. 또 재단 이사회의 결의를 단호하게 거부함과 동시에 내규에 따라 오는 6월 18일 예정돼 있는 의료원장 선거를 실시키로 했다.

또 상임교수회의의 전원일치 의결에 따라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 비상대책위원회(세브란스 비대위)를 구성했으며, 이를 전체 교수들은 전폭적으로 지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세브란스 자율권이 침해된 2014년 4월 29일 이사회의 결정이 취소될 때 까지 연세의료원은 교수평의회에서 주관하는 선거로 선출된 보직자로 운영될 것이며, 어떤 교수도 이사회와 총장에 의한 임명을 거부한다고 결의했다.

이밖에 세브란스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이사회의 결의에 동조하거나 방조한 의료원 출신의 이사(전굉필·설준희이사, 지훈상 감사)들의 즉각 퇴진과 공식사과도 요구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세브란스 교수들은 지난 2월 4일 재단 이사회 이사로 선임된 설준희 이사의 선임을 취소해야 하며, 공식석상에서 수 차례 이사장에 뜻이 없음을 밝힌 '바지이사장'인 김석수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세의대 동창회는 세브란스의 정신을 매도한 이들 이사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열어 동문명단에서 제명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브란스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브란스의 자율권이 보장될 때까지 궐기대회를 비롯한 모든 투쟁수단을 통해 자율권 수호를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날 궐기대회에 앞서 김원옥 교수평의회 회장은 "지난 4월 29일 재단 이사회의 결정은 직·간접 선거, 그리고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선출된 의료원장은 보직 임명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세브란스'와 '연희'가 합쳐질 때 합의한 세브란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기본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단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독재 마피아들이 일삼는 행동처럼 보인다"며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재단 이사회는 혁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교활한 소수가 작당해서 장난을 치고 있다. 우리가 모두 단합해서 농간을 막고 또 막아야 한다"며 "우리의 자율권을 찾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브란스 교수들에 따르면 지금의 연세대학교는 1957년 세브란스 의과대학과 연희대학교가 통합해 출범한 것이다. 연세대학교는 계속해서 새로운 학과 및 대학원을 신설하고 시설을 확충하면서 성장을 했다.

이번에 연세의료원(세브란스) 소속 교수들이 세브란스의 자율권 수호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연희대학교와 통합될 당시 세브란스의 자율권과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원칙에 의해 그동안 연세의료원장 및 의과대학장은 교수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했으며, 연세의료원 재정도 연세재단과는 분리돼 운영됐다.

그런데 연세재단 이사회가 직·간접 선거 및 이와 유사한 방식에 의해 선출된 의료원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세브란스 교수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장양수 비대위 공동위원장도 "앞으로 비대위는 상임교수 대표 4명, 동창회 대표 2명, 교수평의회 대표 4명으로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며 "세브란스의 돈을 노리고 재단 이사회가 작정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세브란스 교수들로부터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출신들이 이사회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다"며 "3명의 이사와 감사는 반드시 퇴진시켜야 하고, 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모든 보직자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천근아 교수가 '우리, 왜 모였나?', 김근수 교수가 '자율성 회복을 위해', 김건홍 교수가 '연세재단, 그들만의 리그'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주제발표를 한 3명의 교수들은 하나같이 "폭력적인 결정을 내린 재단 이사회를 규탄하고, 세브란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짓밟은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또 "재단 이사회가 이같은 결정을 내릴 때 침묵으로 동의를 한 세브란스 출신 이사 및 감사는 세브란스의 명예를 위해 온 몸으로 이사회 결정을 막아줄 것으로 믿었는데 배신을 당했다"며 "명예를 실추시킨 이유로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강경한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 "돈만 원하는 방우영 이사장에게 세브란스를 맡길 수는 없다", "세브란스와 세브란스의 재정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아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의료원장 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자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먼저 노성훈 교수는 "이사회의 결정대로 간다면 우리는 후배들에게 남겨줄 것이 없다. 참담할 뿐이다"며 "세브란스의 정신을 말살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호 교수도 "오늘 나온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으며, 윤주헌 교수도 "재단 이사회의 결정은 매우 유감스럽다. 세브란스의 자율성과 재정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장단기 전략과 목표를 구분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앞으로의 투쟁 방향과 관련 박은철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세브란스는 지금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세브란스를 먼저 살리고 봐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교수들이 힘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브란스 교수 및 임상강사 등이 모두 비대위의 투쟁에 동참하면 1000여명이 될 것"이라며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가 쓰여진 리본달기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대외적으로 알릴 계획이며, 국회 등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연세재단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 교수들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언더우드 동산에서 100여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세브란스 자율권 수호를 위한 피켓시위를 벌이고, 이사장실과 총장실을 항의방문키로 했다. 또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세브란스 교수들의 주장이 관철될 때 까지 피켓시위를 지속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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