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정부, 필수의료 유지 책임 전공의에 떠넘겨...보호조치 최선"
40개 의과대학 학장들도 입장 발표 예고...19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
전공의 연쇄사직이 가시화되고 정부가 관련 전공의들에 대한 강력대응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의대교수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우리나라 필수의료체계 유지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후배 의료인이자 제자인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의학계 대표단체인 대한의학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고, 정부에 "전공의 수련제도와 수련기관을 악용해 전공의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 또 업무개시명령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인 전공의들에게 우리나라 필수의료체계 유지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학회는 "현재 모든 의학교육 전문가들은 급격하고 과도한 의대증원이 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경험이 없는 보건복지부의 책임 있는 인사는 의대 교육의 질 저하가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수련기관들에 내린 집단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전공의들에 내린 업무개시명령 등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걸맞는 모습인지 심각한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필수의료는 헌신적인 의료인들, 특히 전공의들의 과도한 업무량을 통해서 유지되고 있다. 전공의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필수의료 체계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한 이들은 "전공의들은 법의 이름으로 일주일 88시간 근로, 40시간 연속 근로 이상을 감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소위 업무개시명령으로 우리나라의 필수의료 체계를 온몸으로 떠받쳐 온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것은 정부의 임무를 외면하고 전공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의학회는 정부를 향해 전공의에 대한 권익 침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정부가 이러한 고언을 외면하고 전공의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나라의 의료를 이끌고 발전시킬 후배 의료인이자 제자인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194개 회원 학회와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는 국내 194개 학회, 의대 교수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또한 같은 날 별도 성명을 통해, 전공의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응급의학회는 "대규모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의 의료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의료계 현안으로 인해 응급의료 이용의 불편과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응급의학회는 항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으며, 이에 현재 상황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의료계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길 바란다"며 "응급의학회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보호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학장들도 입장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전국 40개 의과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19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기로 했다. 이날 회견에는 신찬수 KAMC 이사장을 비롯해 김정은 서울의대학장(학술이사), 정연준 가톨릭의대학장(학생이사), 이은직 연세의대학장(장기발전기획이사), 이종태 인제의대 교수(정책연구소장) 등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