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진료 중단하고 메르스 선별진료소 설치·운영
추무진 회장 "동네 병의원은 안심하고 방문 가능"
|현장르뽀| 메르스 격전의 현장을 가다 5월 20일 첫 환자를 시작으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의료계에도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일선 의료인들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사명감 하나로 메르스 사선(死線)을 지키고 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들은 줄줄이 폐쇄되고 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당장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의료인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일부 학교의 비교육적 처사는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의협신문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메르스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장을 찾았다. '메르스 의원'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 고충과 대안을 들어봤다. ①메르스 환자 14명 발생한 평택병원 직접 가보니... ⑥"메르스 대응, 강남구보건소 본받아야" |
추무진 회장은 지난 23일 선별 진료소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보건소를 찾아 메르스 대응 일선의 의료진을 격려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서명옥 강남구보건소장은 "메르스 등 감염병은 민간의료기관이 감당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강남구 지역의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보건소가 선별진료소를 만들어 주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할 지역에 있는 삼성서울병원 환자들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최덕주 강남구의사회장은 "강남구에는 많은 삼성서울병원 협진 의원들이 있다. 기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협진 의원을 찾으면 협진 시스템으로 무리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강남구보건소의 메르스 대응 방식에 민간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로 의료기관들의 피해가 크지만 민·관이 협력해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서명옥 보건소장은 구체적인 협력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메르스 관리에 집중하면서 일반진료를 중단한 상태"라며 "보건소에 등록된 기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노인환자들의 처방을 민간에서 맡아줄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환자들이 기존 보건소의 처방전을 근처 약국에서 받아 동네병원에서 참고해 처방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보건소는 환자들에 이 내용을 꼼꼼히 설명하겠다"며 "메르스 종식될 때까지 민간에서 이 환자들만 맡아준다면 보건소는 메르스에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무진 회장은 "의협과 강남구의사회가 협력해 해당 노인환자들의 처방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전국 보건소가 강남구만큼 체계를 갖추고 메르스 관리에 나설 수 있다면 피해를 더 줄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메르스 사태로 의료기관들은 이용하는 환자가 줄어 입은 경제적 피해, 유언비어가 돌면서 겪은 정신적 피해로 힘든 상황"이라며 "보건소도 의협이 진행하고 있는 '안심하고 의료기관 이용하셔도 됩니다' 캠페인 등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홍보를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