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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질 수 없다...병리학회 변화 모색

인공지능에 질 수 없다...병리학회 변화 모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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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0주년 맞은 병리학회, 전공의 수련교육 개편 및 윤리강령 선포
의료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인정제도(ISO15189) 제도적 정착에 노력

(왼쪽부터) 대한병리학회 유은실 이사장, 이민철 회장.
인공지능이 진단검사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대한병리학회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래의 병리학자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교육시스템 개편은 물론 쏟아지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해 진단검사에 적용할 것인지 고민에 나선 것.

대한병리학회(회장 이민철/이사장 유은실)는 지난 10월 19∼21일까지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제 68차 가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미래 병리학의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대한병리학회는 1946년에 12명의 발기인으로 창립된 이래 현재 회원 수는 정회원 985명, 준회원(전공의) 147명으로 총 1132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병리학회 회원들의 전공역량이 확장됨에 따라 대한법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세포병리학회가 별도로 창립됐다.

병리학회는 '병리진단을 통한 맞춤치료로 건강과 미래의학의 중심' 이라는 비전에 맞춰 기본업무인 병리진단 외에 국가 암검진기관 평가 및 암등록사업 등에 학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국가 보건정책 수행에 중요한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정도관리와 수탁검사기관 인증 사업이 정착돼 의료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 학회 회원들 간에 심도있는 학술교류와 회원 개개인의 기초연구를 통해 병리학이 의학연구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각 분야에서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한병리학회 발간 학술지(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al Medicine)도 SCIE 등재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또 전공의 교육과 수련, 회원들을 위한 연수교육(CME)을 성실히 수행함을 인정받아 최근 10여년 동안 대한의학회의 전공의 수련을 하는 28개 주요학회 중에서 가장 우수한 학술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은실 이사장은 "70주년을 맞은 병리학회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이 바로 변화를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미래 병리학에 대한 고민을 이번 학술대회부터 하기 시작했고, 젊은 병리의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도 개편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협력에 대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한-몽골 조인트 워크숍이 9차에 걸쳐 매년 실시돼 몽골 병리의사 양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연변, 마다카스카르 등 전 세계적으로 교육봉사를 통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3년 아시아 태평양 국제병리학회(APIAP)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반으로, 2016년 9월에는 31차 국제병리학회(IAP)에서 아시아지역 담당 부회장(박용구 교수)을 배출하는 등 대한병리학회의 국제적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7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는 750명의 회원들이 참여했고, 총회에서는 '대한병리학회 윤리강령'을 선포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회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이민철 회장은 "요즘 우리 사회는 윤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자주 접한다"며 "환자로부터 유래된 조직을 다루는 병리학자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강령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학술행사는 영어 구연을 포함한 280여 편의 구연과 포스터가가 발표됐고, 네 가지 분야(자궁내막암, 골 종양, 비뇨생식기 종양,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진단)에 대한 단기과정이 진행됐다.

이민철 회장은 "병리의사가 기초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발표된 연구업적에 주눅 들지 않고, 병리진단 시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세포의 생사에 관한 과정을 마음에 새기며 원인, 경과, 재생 및 치료에서 연구주제를 생각하며, 전공의 벽을 넘어 다양한 분야와 협조하며 한걸음 한걸음 진보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사과학자의 양성과 가능한 젊은 시기에 연구를 시도할 수 있도록 학회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1998년에 미국 스텐포드 대학에서 시작한 Bio-X 프로그램의 열린 연구가 지난해 매출 3000조원 이었다는 신문보도를 예로 들기도 했다.

유은실 이사장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외부에서 병리의사에게 바라는 중개연구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렸다"며 "70주년을 기념해 미국에서 중견병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노재윤(Cornell University) 교수를 비롯해, 이은영(Univ. of Kentucky), 서은희 (Mayo clinic), Grace Kim(UCSF), Kathleen Cho(Univ. of Michigan), Edward Lee(Univ. of Pennsylvania) 등 석학들을 초청해 병리학회 미래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도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심포지엄에서는 병원내 또는 외부 병원 간  병리자문에서 병리의사의 역할과 윤리, 전공의 교육과 수련 강화방안, 기초 및 임상 적용을 위한 중개연구 등 우리가 극복하고 넘어가야할 문제점에 대해 열띤 토론과 방향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또 "기초의학 연구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Kathleen Cho 교수의 난소암 병인론에 대한 연구와 Edward Lee 교수의 대뇌 전두엽과 측두엽 치매의 신경병리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한 강연이 주목받았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국제화를 위해 국제인정제도(ISO15189)의 제도적 정착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대한병리학재단'설립 준비가 마무리돼 보건복지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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