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증식 억제·면역기능 유지 전략...동물실험 효과 확인
인제의대 박세광·예성수 교수팀 'OncoImmunology' 발표
인제의대 박세광·예성수(교신저자) 교수와 최재혁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과 병용투여할 경우 종양증식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신호전달 효소의 치료효과를 규명한 연구결과를 종양면역 분야 국제 학술지 <OncoImmun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허셉틴은 종양의 성장에 관여하는 HER2/neu 수용체가 과별현된 유방암에서 HER2와 결합, 세포 증식을 억제하거나 p27을 증가시켜 종양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제. 항암치료 효과가 뛰어나지만 항암제 내성이 나타나거나 암이 재발하는 등 한계가 있다.
인제대 연구팀은 허셉틴의 내성 발현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세포 내 신호전달 효소인 'Phosphoinositide 3-kinase(PI3K)'에 주목했다. 세포 내에 신호를 전달, 생존·성장·증식에 관여하는 PI3K는 암의 발생을 돕고 항암치료 저항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팀이 허셉틴을 투여하는 동시에 PI3K를 억제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려 시도했지만 기대와 달리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PI3K 신호전달 체계를 무차별 억제할 경우 면역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저해하는 역효과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
연구팀은 종양 면역의 역할을 고려, 면역세포의 PI3K 신호전달 체계는 유지하면서 암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만 억제하는 방안에 연구를 집중했다. 특히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면역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전략을 세우고, PI3K 전체가 아닌 p110α 아형에만 작용하는 억제제를 활용, 우수한 항암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면역세포(T세포)가 허셉틴과 PI3K 선택적 억제제의 병용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밝혀냈다.
박세광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허셉틴의 유방암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허셉틴과 병용치료할 파트너를 선별하는 새로운 모델과 기전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예성수 교수는 "PI3K p110α라는 표적의 특성을 고려하면 유방암 뿐만 아니라 내성과 재발이 발생한 다른 암과 질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번 연구에 대해 "허셉틴과 함께 병용할 수 있는 치료물질을 발굴함으로써 효과적인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등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인제대 김기향(제1저자)·노국환·정하나·이안복·이지영·박성재·김일환·이원식·서수길·최일환 등을 비롯해 송주연(동남원자력의학원)·후양신(텍사스 남서부대학교) 등이 함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