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조스터 예방률 비공개 고집…시장경쟁 보다 NIP?
예방률 90% '싱그릭스' 상륙 시 경쟁 어려울 듯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으로 도입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제약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년층에 대한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이 현실화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스카이조스터'에게 NIP 백신 선정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질본은 대상포진 백신의 NIP 도입의 필요성을 늘어나는 환자 수와 의료비 절감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대상포진 환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어섰다. 매년 3∼4% 늘고 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 합병증 환자 또한 20% 수준(14만명)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을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모두 접종하면 한 해 5000∼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65세 어르신만 접종하면 매년 400∼600억원의 재정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 치료비용은 851억원이었다.
현재 국내 시장에 나와 있는 대상포진 백신은 2종이다. MSD의 '조스타박스'가 10년간 시장을 독점한 가운데 올해부터 국산 백신 '스카이조스터'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9월 첫 국산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출시했다. 스카이조스터는 다국적제약사의 독점을 깬 국산백신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예방률과 임상시험 결과, 출시 이후 풍부한 임상 사례가 조스터박스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스카이조스터의 단점이다.
'스카이조스터' 임상 근거 부족 문제…NIP로 해결?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조스터의 예방률을 공개하지 않아 예방률이 어느정도인지를 두고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50세 이상 842명을 대상으로 5년간 조사한 조스타박스와 비교임상을 통해 면역원성이 열등하지 않다는 결과만을 공개했다.
백신 효과검증의 핵심은 예방률인만큼 예방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식약처는 스카이조스터 출시를 허가하면서 시판 후 추적 관찰을 통해 예방률을 검증해 보고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본지는 임상 3상에 참여한 842명 중 대상포진이 발병한 환자 비율과 예방률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식약처도 시판 후 조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한 데이터를 요구한 만큼 허가 임상 3상 데이터를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조스타박스가 여러 임상을 통해 예방률(51∼70%)을 공개하고 오랜 기간 국내외 리얼월드 데이터를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방률 90% 검증, 미국 시장 잠식한 GSK 싱그릭스…국내에 들어온다면?
미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GSK의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의 존재는 스카이조스터가 NIP 진입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조스타박스 역시 싱그릭스가 국내 출시 되기 전 NIP에 들어 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싱그릭스는 3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50세 이상 성인 대상 90% 이상 예방률을 보였다. 효과 지속도 4년 추적연구 결과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예방률이 50%대인 조스타박스나 그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스카이조스터에게 싱그릭스는 무서운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질병관리센터도 50세 이상의 성인에게 조스타박스에 우선해 싱그릭스를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출시된 싱그릭스는 올해 2분기 미국 내 매출액 1억 6700만 파운드(한화 약 2450억원)를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억 1700만 파운드를 훌쩍 뛰어넘은 것.
1분기와 비교하더라도 43%의 성장이다. 싱그릭스를 출시한 GSK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까지 밝히고 있다. 같은 기간 조스타박스의 미국 내 매출은 70% 이상 급락했다.
비교 불가한 예방률의 차이에 십년 독점의 조스타박스도 속절없이 몰락하고 있는 것. 조스타박스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임상 결과만 갖고 있는 스카이조스터는 더욱 시장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경쟁이 어려운 효능차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NIP 진입이다.
무료 접종이라는 무기로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대상포진 백신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 싱그릭스는 가격과 2회인 접종 횟수 탓에 NIP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상포진 백신의 NIP 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배경에는 SK바이오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SK바이오 측은 "제약사가 공을 들인다고 정부가 NIP에 받아주지는 않는다.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의료비 재정 소요에 근거해 논의가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직 NIP에 대상포진 백신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며 NIP에 들어간 것이 반드시 장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