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취약

'비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취약

  •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장(경기도 용인시·미하나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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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바이러스 감염력 증가...정상 체중 유지해야 백신 효과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장(경기도 용인시·미하나의원) ⓒ의협신문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장(경기도 용인시·미하나의원) ⓒ의협신문

비만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력을 증가시킨다. 

그 이유로 첫째, 비만이 만성 염증 그 자체이고, 증가된 지방 세포가 만성 염증을 증가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둘째, 렙틴의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전신의 염증이 증가된 대사 증후군 상태를 만든다. 

셋째, 감소한 아디포카인 등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많은 이유로 인해 감염에 대한 저항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비만한 환자의 경우, 수술 후 감염이 더 잘 발생하고 비만한 사람은 치주질환에도 걸리기도 쉽다. 또한 병의 심각도를 매우 증가시킨다. 

일례로 200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종플루 A(H1N1) 대유행 시 비만이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적시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비만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1.81∼ 2.74배 더 증가하였고, 입원 할 확률은 8.9배 더 증가하였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아시안 지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비만한 사람에게서 A형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 효과가 적게 나타났고, 백신 효과도 감소하였다. 또한 비만한 사람이 정상 체중을 지닌 사람에 비해 바이러스를 42%기간 동안 더 오랫동안 배출하는 것도 증명되어, 질병의 유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겠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만들어져도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백신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비만, 고령,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 증가

반대로 인체에 감염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체중을 증가시켜 비만으로 만드는 균들도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Ad36에 걸린 뒤나, 헬리코박터 균을 제균한 이후 체중이 증가한 것을 증명한 논문들이 그 예이다.  

이처럼 감염이 쉽게 비만을 만들고, 비만으로 인해 감염에 쉽게 걸리게 되는 것이다. 비만을 줄여 정상 체중, 즉 정상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또 한가지의 이유다. 

비만과 감염에 대한 관계 중 지금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비만과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는 다음과 같다.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한 진인한병원(Jinyintan Hospital)에 2020년 1월 1일부터 1월 20일까지 입원한 99명의 환자를 분석한 중국 중난산(Nanshan Chen)의 연구에 따르면 11%의 사망률을 보였는데, 그 중 비만, 고령,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사망률 증가를 보인다고 하였다. 

아직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더 많은 자료를 모아 결과를 분석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ERS-CoV)과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과거 감염 사례를 통해 비만과의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유추를 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MERS를 살펴보면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 MERS 환자에게서 사망률이 더욱 증가해 35%(30∼60%)에 이른다. 

그림1)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비만한 사람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더 오랜 기간 동안(42%) 배출한다. ⓒ의협신문
그림1)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비만한 사람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더 오랜 기간 동안(42%) 배출한다. ⓒ의협신문

캐나다 Alaa Badawi(캐나다 공중보건기구)가 MERS 환자 637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에서 비만을 동반했고, 중증 MERS에서 비만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3.1배 더 높았다(당뇨 8배, 고혈압 2.8배, 심장병 9.3배).

홍콩의 Jasper F.W. Chan(홍콩대학교)의 논문을 보면, MERS 환자 536명을 분석한 자료에서 62%가 중증 환자였다. 동반질환으로 고령, 당뇨(68%), 만성콩팥병(49%), 고혈압(34%), 심장병(28%), 흡연(23%), 비만(17%)이 있을 때 중증 질환을 나타냈고, 더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에서 4,778명을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입원할 확률이 고도 비만일 경우에도 2.78배 높은 것을 보여, 비만이 면역력에 나쁜 결과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볼 때 MERS나 일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 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동반했을 때 중증질환 및 높은 사망률을 보인 것으로 보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도 비슷한 가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비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뿐 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감염병의 사망율을 높이는 원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사율은 중국 후베이성을 제외하면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도한 공포보다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힘써야 한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건강한 체중, 건강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21세기 신종 감염병인 비만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 두 가지 모두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겠다.

참고문헌
1.N.V. Dhurandhar, Interaction of obesity and infections. Obesity reviews 2015 16, 1017-1029
2. Rebekah Honce, Impact of Obesity on Influenza a virus pathogenesis, immune response, and evolution, Frontiers in Immunology 2019 10:1071
3. Joe-Ann S. Moser, Underweight, overweight, and obesity as independent risk factors for hospitalization in adults and children from influenza and other respiratory viruses, Influenza and Other Respiratory Viruses 2019;13:3-9
4. Dominik Mertz, Populations at risk for severe or complicated influenza illnes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J 2013;347:f5061
5. Alaa Badawi, Prevalence of comorbidities in the MERS-CoV: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 2016 129-133
6. Jasper FW Chan, MERS Coronaviruse: Another zoonotic betacoronavirus causing SARS-Like Disease, Clinical Microbiology Reviews 2015 Vol 28, No2
7. YM Arabi,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NEJM 2017 376;6
8. Nanshan Chen,  Epidemiological and clinical characteristics of 99 cases of 2019 novel coronavirus pneumonia in Wuhan, China: a descriptive study, Lancet Jan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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